북-미는 2차 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25일에도 베트남 하노이에서 닷새째 실무협상을 이어갔다. 회담 준비로 들썩이는 하노이 시내 분위기와 달리 양측은 여전히 비핵화 초기 조치나 시한, 로드맵 등을 두고 팽팽히 의견을 주고받는 초기 단계의 협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혁철 북한 국무위원회 대미특별대표가 이날 오후 5시 28분경(현지 시간)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의 숙소인 ‘파르크 호텔’을 찾아 약 40분간 협의한 뒤 오후 6시 8분경 떠나는 모습이 포착됐다. 앞서 오후 1시 50분경엔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 부국장이 파르크 호텔을 찾기도 했다.
전날까지 4일 연속 18시간이 넘는 마라톤협상을 진행해 왔지만 양측은 아직 합의문 조율 단계는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지난해 6월 싱가포르 1차 정상회담 때와는 달리 “2차 회담 합의문은 보다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데 폭넓은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북-미 실무협상단은 이틀 전부터 오전에 본국의 훈령을 받고 이를 바탕으로 오후에 집중 협상에 나서고 있다. 정상회담 관계자는 “양 정상의 승인이 필요한 지점들이 존재해 회담을 이틀 앞두고도 이견을 빠르게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기대는 상황”이라고도 전했다. 결국은 실무협상 차원에서의 담판보다 ‘톱다운’식 의사결정으로 합의문이 나올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일단 26일 오전엔 김 위원장이, 오후 늦게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나란히 하노이에 도착하면 보다 속도감 있는 협상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선언, 연락사무소 설치 등 한반도 평화체제와 북-미 관계 개선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한 논의는 제자리걸음 단계라는 전언도 있지만 긴밀한 실무협상에 2차 정상회담 합의문에 대한 기대는 높아지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천명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참관, 영변 핵시설 폐기가 정상회담에서 분명하고 구체적으로 담아내야 할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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