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웜비어 치아, 물리적 충격에 변형… 北서 고문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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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치과의사들, 연방법원 진술서
뇌손상 추정도… 北 설명과 달라
“韓-美정상 北인권 언급없어 우려”… 유엔 인권보고관, 문제제기 촉구

北억류 전후 위치 바뀐 아랫니 2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폭력이나 고문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의학 전문가가 제기했다. 북한에 억류되기 전 웜비어의 치아 사진(1번)과 
엑스레이 사진(2번)을 보면 아랫니가 고르게 배열되어 있지만 사망한 후 찍은 두개골 스캔 사진(3번)에서는 가운데 아랫니 2개가 
뒤쪽으로 밀려나 있다. 미국의소리(VOA) 한국판 홈페이지 캡처
北억류 전후 위치 바뀐 아랫니 2개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서 폭력이나 고문을 당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을 의학 전문가가 제기했다. 북한에 억류되기 전 웜비어의 치아 사진(1번)과 엑스레이 사진(2번)을 보면 아랫니가 고르게 배열되어 있지만 사망한 후 찍은 두개골 스캔 사진(3번)에서는 가운데 아랫니 2개가 뒤쪽으로 밀려나 있다. 미국의소리(VOA) 한국판 홈페이지 캡처
북한을 방문했다가 혼수상태로 풀려난 뒤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북한에 있을 때 고문을 당했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는 의사 소견이 나왔다. 그동안 북한은 ‘(웜비어가) 보툴리누스균에 의한 식중독에 걸려 치료 과정에서 수면제를 복용하고 혼수상태에 빠졌다’고 주장해 왔다.

24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웜비어를 진료했던 치과 의사들은 10일(현지 시간) 미국 연방법원에 제출한 진술서에서 “웜비어의 아랫니 2개 위치가 물리적 충격에 의해 변형됐다”며 폭력이나 고문 가능성을 제기했다. 웜비어의 부모는 4월 “웜비어가 북한의 고문으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북한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2014년부터 웜비어를 진료했던 치과 의사 타드 윌리엄스 박사는 웜비어가 북한에 가기 전에 찍었던 치아 엑스레이 사진과 웜비어 부검 당시 촬영한 두개골 사진을 진술서에 첨부했다. 두 사진을 비교해 보면 웜비어가 북한에 다녀온 이후 가운데 아랫니 2개의 위치가 주변 치아에 비해 뒤쪽으로 밀려난 사실이 확인된다. 2011년부터 2년간 웜비어의 치과 주치의였던 머리 도크 박사도 웜비어의 북한 여행을 전후로 그의 아랫니 중간 치아 4개의 위치가 크게 달라졌다는 소견을 밝혔다. 의식 불명 상태의 웜비어를 진료했던 대니얼 캔터 박사는 “보툴리누스균 중독 환자들이 일반적으로 보이는 증상이 웜비어에겐 나타나지 않았다”며 “웜비어의 사인은 뇌 손상으로 추정된다”는 의견을 내놨다.

“탈북 소년이 ‘北 열어달라’며 건넨 자물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북 소년에게 받은 자물쇠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탈북 소년이 ‘北 열어달라’며 건넨 자물쇠”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탈북 소년에게 받은 자물쇠를 들어 보이고 있다. 뉴욕=AP 뉴시스
토마스 오헤아 킨타나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은 23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북한 인권 문제 개선을 촉구했다. 킨타나 보고관은 이날 기자회견장에 자물쇠를 들고 나와 “탈북 소년에게서 받은 자물쇠 하나를 가져왔다”며 “그 소년은 ‘이 자물쇠를 당신, 유엔에 주고 싶었던 건 당신이 이 (북한 인권의) 자물쇠를 열 열쇠를 갖고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한반도) 안보와 평화, 번영에 대한 진전에도 북한의 인권 상황은 달라진 게 없다”며 “남북 정상의 공동선언이나 북-미 정상의 싱가포르 공동성명 모두 인권 문제를 언급하지 않아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북한과의 회담에서 인권 문제를 제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 노동신문은 23일 개인 논평을 통해 “북한 인권결의안을 만드는 과정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느니, 기권하지 않을 것이라느니 하는 소리들이 남측에서 울려나오고 있는 것도 스쳐 지날 수 없다”며 “민족적 화해와 단합, 평화와 통일을 바라는 겨레의 지향에 맞게 제정신을 차리고 온당하게 처신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 위은지 기자
#웜비어#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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