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돌직구 파장…충북 민주당 중진들에 불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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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8년 10월 11일 13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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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KTX 세종역 신설 충북만 반대”…오제세·변재일 침묵
지역언론 “비굴한 자세” 민심 싸늘…한국당·민간단체도 반발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충북 4선 중진인 오제세, 변재일 의원.(왼쪽부터) © News1
민주당 이해찬 대표와 충북 4선 중진인 오제세, 변재일 의원.(왼쪽부터) © News1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KTX 세종역 신설과 관련한 발언이 논란을 초래하고 있는 가운데 같은 당 충북 국회의원들에게 불똥이 튀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충북도청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다른 지역은 (모두) 찬성하는데 충북만 (KTX 세종역 신설을) 반대한다”고 훈계성 돌직구를 날렸다.

이 발언은 국회의원 이해찬이 아닌, 집권당 대표의 공식적인 언급이란 점에서 파장이 컸다.

특히 발언 당시 아무 말 없이 앉아있었던 도내 민주당 국회의원의 ‘저자세 대응’을 비판하는 소리가 지역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비판의 선봉에 선 것은 지역 언론이다.

한 지상파 방송은 10일 관련뉴스를 보도하면서 “이 대표가 할 말, 안할 말 다 쏟아내는 사이 4선 중진인 변재일, 오제세 등 충북 국회의원 3명은 침묵만 지키고 있었던 점도 논란”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심지어 이후삼 의원은, 한 도의원이 세종역 백지화를 건의하자 ‘그런 얘기하는 자리가 아니다’며 면박을 준 것으로 알려져 구설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변재일 국회의원이 8일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변재일 국회의원이 8일 오후 충북도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충북도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대화를 나누고 있다. © News1
한 지역신문은 ‘비겁한 변재일, 오제세’라는 기명 칼럼을 통해 “변재일, 오제세 의원은 침묵했다. 그 침묵은 도민들에게 배신감으로 다가왔다”고 평가했다.

칼럼은 “행동하지 않는 양심은 악의 편”이라는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발언을 인용, “행동하기 어려우면, 이제 그만 금배지를 내놓아야 한다. 너무 오래 달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날을 세웠다.

다른 언론도 ‘침묵하는 지역중진들’이란 사설에서 “민주당 4선 중진의원이라는 변재일, 오제세(의원)가 남의 일인 것처럼 뒷짐만 지고 있다. 혹시라도 차기 총선에서 공천을 받기위해 당대표의 눈치를 보며 지역 핵심현안에 대해 눈을 감고 있는 것이라면 커다란 착각”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야당인 자유한국당도 즉각 공격에 들어갔다.

한국당 충북도당은 성명을 통해 “이 대표가 집권당 대표가 맞느냐”면서 “결자해지를 통해 지역간 갈등을 불식시키고 소모적 논쟁을 중단시켜야할 책임을 진 집권당 대표가 또다시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반박했다.

이해찬 대표를 뒷받침하는 민주당도 반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체 32석 중 민주당이 28석을 장악한 충북도의회는 10일 KTX 세종역 신설 반대 등을 위한 특위 구성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상식 도의회 대변인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이달 중 (예정대로)특위를 구성하기로 했다”며 “KTX 세종역 신설 백지화를 위한 충북 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와 연계해 도민의 역량 결집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의회가 연대를 선언한 범도민비대위도 11일 비판에 가세했다.

비대위는 이날 성명을 통해 “이 대표가 ‘강호축 균형발전을 지원해줄 테니 세종역 신설을 반대하지 말라’는 식으로 발언한 것은 자신의 총선 공약을 관철하려는 의도”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세종역 신설을 반대한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공약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이 대표의 주장은 지역 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문 대통령도 더는 방관하지 말고, 세종역 신설을 추진하지 않겠다고 재천명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런 가운데 세종역 신설에 반대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잇달아 올라오고 있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청주=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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