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 김구 친필 앞에 멈춰선 文대통령…회의 참석 전 ‘짧은 감상’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1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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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수석 보좌관·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러 이동하던 문재인 대통령이 백범 김구 선생의 친필 액자 앞에서 발걸음을 세웠다. 최근 새로 교체한 백범 선생의 글에 시선을 뺏겼기 때문.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청와대 수보회의 시작 전 회의장인 여민1관 3층 복도에 걸려 있는 백범 선생의 친필 액자 앞에 멈춰 섰다. 옆에 있던 김의겸 대변인, 조한기 제1부속비서관에게 이것저것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해당 작품은 백범 선생이 어려운 결단을 내릴 때마다 되새겼다는 서산대사의 시 ‘답설야중거’(踏雪野中去)를 친필로 옮긴 것이었다.

해당 자리에는 다른 작품이 걸려 있다가 최근 백범 선생의 작품으로 최근 교체된 것으로 알려졌다. 백범 선생의 유가족이 청와대에 기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백범 선생의 친필 작품 옆에는 백범 선생을 쌀알로 묘사한 이동재 작가의 ‘아이콘, 김구’도 나란히 놓여 있었다.

김현철 경제보좌관은 이동재 작가의 작품을 가리키며 “쌀알로 그린 것이다. 원래는 호랑이 그림이 걸려 있었는데 최근에 바꾼 것 같다”고 설명했다.

백범 선생이 강한 필체로 남긴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이라는 시는 ‘눈 덮인 들판을 걸어갈 때, 함부로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국은, 뒷사람의 이정표가 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해당 시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평양 공동선언을 통해 남북 간의 사실상 종전선언을 이루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가시권에 접어드는 등 남북 정상이 걷고 있는 길이 역사적 이정표가 되고 있다는 평가를 연상케 한다.

문 대통령은 “저 글씨는 마곡사에 걸려 있었던 것 아닌가요”라고 물으며 관심을 보였다. 옆에 있던 김 대변인은 “낙관에 ‘대한민국 30년’이라고 쓰여 있는 것을 보면 돌아가시기 직전에 쓰신 게 아닌가 싶다”고 답했다.

장하성 정책실장은 “유명한 서산대사의 글”이라고 설명한 뒤 “오늘 내가 걸어간 이 발자국들이 뒤 따라오는 사람들에게 이정표가 된다는 뜻”이라며 “그 정도는 다 외우고 있는 것이 아닌가”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 짓게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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