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안먹어도 배고프지 않다는 걸 알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6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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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재판 출석… 건강상태 등 밝혀
“특혜 말나올까봐 치료 안받아… 살 땅이 없어 도곡동 땅 샀겠나”
檢, 해외자원개발사업 재수사 착수

건강상 이유로 재판에 한 차례 불출석했던 이명박 전 대통령(77·구속 기소)이 12일 만에 법정에 출석해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을 부인했다. 지친 기색으로 두 번째 재판에 출석한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건강 상태에 대해서도 직접 말했다.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의 심리로 열린 재판에서 이 전 대통령은 “교도소 측에서는 치료를 받고 오면 좋겠다고 했지만 될 수 있을 때까지 버텨보겠다. 치료 받으러 가면 세상은 뭐 ‘특별대우를 했다’는 여론이 생길 것”이라며 애로를 토로했다. 이 전 대통령은 “(구치소에) 와서 한두 달간은 사람이 두 달 잠을 안 자도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 밥을 안 먹어도 배가 고프지 않다는 걸 이번에 알았다”고 말했다.

지난달 23일 첫 재판에 출석했던 이 전 대통령은 28일 예정된 두 번째 재판에는 건강이 좋지 않다며 불출석했다.

이 전 대통령은 서울 도곡동 땅 실소유 의혹에 대해 “압구정동과 강남을 개발하던 때인데 어디 땅을 살 곳이 없어서 현대 담벼락 옆에 붙은 땅을 사서 갖고 있었겠느냐. (산다면) 더 좋은 땅을 샀을 것이다. 현대건설 재임 중 내가 개인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재판은 이 전 대통령이 재판을 받기가 힘들다는 의사를 표시해 오후 3시 50분경 마무리됐다. 재판 도중 강훈 변호사(64)는 “이 전 대통령이 상당히 힘드신 것 같다”며 “오늘 다 하지 못한 건 특별기일을 잡는 한이 있더라도 오늘 재판은 마쳐 달라”고 요청했다. 이 전 대통령도 “넉넉하게 휴정하고 나서도 어렵겠느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조금 힘들 것 같다. 죄송하다”고 답했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가 이명박 정부 시절 해외자원개발사업에 대해 검찰에 수사 의뢰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부장검사 황병주)에 배당됐다. 검찰이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 사실상 재수사에 들어간 것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는 2015년 자원외교 의혹에 대해 수사를 벌여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구속 기소했지만 1·2심에서 무죄가 선고됐다. 검찰은 당시 수사 기록과 산자부가 의뢰한 내용에 대한 검토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허동준 기자 hung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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