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北 시간벌기 아닌가” 문재인 “대안있나” 홍준표 “그걸 내게 묻나”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3월 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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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찬장 앉자마자 정상회담 설전
홍준표 “문정인, 한미 이간질” 파면 요구
문재인 대통령 “다양한 의견 표출일 뿐”
이정미, 정부개헌안 문제 지적하자… “국민과 약속, 국회가 안해” 반박


두 차례 거부 끝에 처음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에서 마주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7일 오찬장에 앉자마자 공격적인 질문을 쏟아냈다.

홍 대표는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한 주체를 밝혀 달라” “4월 말이라는 정상회담의 시기는 누가 정했느냐”고 물었다. 정 실장이 당황하자 문 대통령은 “말씀을 잘 청취하겠다. 국회에서 질문하듯 하실 필요 있겠나. 구체적인 질문은 나한테 달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4월 말로 회담 시기를 결정한 것은 한미 연합훈련의 무력화 의도, 그리고 (6월)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게 아니냐”고 물었다. 또 “이번 남북 간의 합의는 북한이 불러주는 대로 써온 것이 아닌가”라고 하자 긴장감이 흘렀다고 한다.

설전도 벌어졌다. 홍 대표는 “3개월에서 1년 안에 북한 핵무기가 완성될 수 있다고 한다. 정상회담이 북한의 시간벌기용으로 판명난다면 한국은 정말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홍 대표께선 어떤 대안이 있느냐”고 반문했고, 홍 대표는 “국가기관과 국제사회의 모든 정보를 총망라해 보고받으시는 대통령께서 저한테 물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받아쳤다.

문정인 대통령외교안보특보에 대해 홍 대표가 “한미 관계를 이간질시키는 특보다. 그게 대통령의 뜻으로 오해받을 수 있다”면서 파면을 요구하자 문 대통령은 “정부 내 다양한 의견이 표출되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니다. 한국당이나 바른미래당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특보를 들일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바른미래당 유승민 대표가 “문 특보가 어떤 얘기를 했는지 알고는 계시냐”고 묻자 문 대통령은 “잘 모른다”고 답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 등이 정부 개헌안이 추진되는 것을 지적하자, 문 대통령은 “대선 때 다른 후보들과 함께 한 국민적 약속인데 국회가 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 그래서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 게 아니냐”며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홍 대표는 “안보만 중점적으로 하기로 약속을 했으면 지켜줘야지, 그러지 않으면 저 밥 안 먹고 가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여야정협의체를 거론하며 홍 대표의 손을 잡으며 “이젠 오시는 거죠?”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문재인 대통령#홍준표#오찬#남북 정상회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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