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침묵… “수사 로드맵 전혀 없다”

[前-現 대통령 충돌]

검찰은 18일 문재인 대통령의 ‘분노’ 발언에 대해 공개적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침묵했다. 섣불리 대응했다가 정치적 논란에 휘말리면 수사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검찰 내부에선 전·현직 대통령의 충돌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민감하게 반응했다. 서울중앙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법적 절차에 따른 수사에 대해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복 수사’ 프레임을 씌운 것은 잘못이라고 본다”며 “하지만 문 대통령이 격하게 대응을 한 것도 검찰 수사를 정치적 논란에 빠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잘한 일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검사는 “두 대통령의 발언이 검찰의 중립성과 수사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며 “정치 수사나 표적 수사로 비칠까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검찰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로드맵 같은 건 전혀 없다. 나오면 나오는 대로 투명하게 수사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의 신중한 태도가 이 전 대통령의 ‘정치 보복 수사’ 주장을 경계하는 한편 문 대통령의 발언이 검찰 수사의 가이드라인으로 오해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를 모두 의식한 결과로 보고 있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