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남북 고위급 회담의 또 다른 관심사는 북측 대표단이 회담장인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내 우리 측 평화의집으로 오는 과정이었다. 평화의집으로 향한 경로가 두 달 전인 지난해 11월 13일 북한군 오청성 씨가 총격을 받으며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질주한 경로와 엇비슷해서다.
오전 9시 29분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을 선두로 한 북측 대표단이 JSA 북측 판문각에서 걸어 나왔다. 판문각은 지프 차량을 몰고 MDL에 접근한 오 씨를 발견한 북한군 추격조가 그를 붙잡기 위해 총기로 무장하고 뛰쳐나왔던 곳이다.
9시 30분, 이들은 JSA 중립국 감독위회의실과 군사정전회담장 사이 정중앙에 설치된 높이 20cm 안팎의 콘크리트 턱을 넘었다. MDL을 넘는 순간이었다. JSA 내 MDL을 중심으로는 가건물 7개동이 남북에 절반씩 걸쳐 있다. 북측 대표단은 JSA 북측을 바라볼 때 왼쪽에서 네 번째·다섯 번째 건물 사이 MDL을 넘었다. 오 씨는 이곳에서 수십 m 떨어진 왼쪽 끝 건물 왼쪽의 MDL을 넘어 질주했었다. 이들은 곧장 JSA 우리 측 자유의집을 통과했다. 오 씨는 MDL을 넘어 남쪽으로 내달리다 자유의집 왼쪽 벽에 쓰러졌었다. 자유의집 뒤편은 그를 구조하기 위해 우리 군 병력이 집결해 목숨을 건 포복작전을 준비했던 장소다. 북측 대표단은 정면만 바라보며 자유의집 정문을 거쳐 후문을 통해 뒤편으로 나간 뒤 회담장인 평화의집으로 들어섰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