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낮 시간에 맞춰 평성서 첫 발사… 언제 어디서든 쏠 수 있는 능력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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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사일 도발 직전 징후 보여준뒤 새벽 의외의 장소 택해 허 찔러

북한이 9월 15일 중장거리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발사한 이후 75일 만에 택한 ‘화성-15형’ 도발 무대는 29일 이른 새벽녘 평안남도 평성이었다. 북한이 평성 일대에서 미사일을 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발 직전 이상 징후들이 포착되긴 했지만 미사일 발사 시기나 장소가 허를 찌르기에 충분했다는 평이 나온다.

미사일이 발사된 오전 3시 17분은 미국 워싱턴 현지 시간으로 28일 오후 1시 17분으로, 미국의 대낮에 감행한 ‘깜짝’ 도발이었다. 그동안 북한은 이르면 오전 5시대나 오후 11시대에 도발해왔다. 예측 불가능성을 높여 미국의 불안감을 자극했을 가능성이 높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미국의 대낮에 도발을 감행함으로써 미 언론과 트럼프 행정부의 주목을 받아 도발 효과를 극대화하고 군사기술적으로는 기습 도발 능력을 과시해 한미의 대비태세를 점검해 보려고 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CNN과 로이터통신 등 외신은 긴급 속보를 통해 곧바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소식을 전했다.

앞서 7월 이뤄진 두 차례의 미사일 발사 시간이 북한 시간으로 각각 오전, 자정 무렵이었던 것과 달리 북한이 새벽에 미사일을 쏜 건 언제든 도발할 수 있음을 과시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평양에서 북쪽으로 30km 떨어진 평성이라는 곳에서 기습 도발을 감행한 것도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해 임의의 장소에서 도발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다.

‘평양을 지키는 성새(城塞)’라는 뜻의 평성은 지형이 평탄하고 나무나 건물 등 장애물 없이 탁 트인 개활지다. 북한이 이곳에서 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처음이다. 평남도청 소재지로 행정 중심지이기도 한 평성은 최근 초호화 현대식 보육원과 초등학원 및 중등학원 등 최신식 종합학교단지가 건설되고 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북한#미사일#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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