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 부딪힌 통합론… 5시간 끝장토론 어정쩡 봉합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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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통합이 최선, 제2당 될 기회” 박지원 “安에 사기당했다” 직격탄
“바른정당 先정책연대” 원론 그쳐

서먹한 안철수-호남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21일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를 끝장 
토론하기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통합에 부정적인 박지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정동영 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서먹한 안철수-호남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오른쪽)가 21일 바른정당과의 연대·통합 문제를 끝장 토론하기 위한 의원총회에 참석해 통합에 부정적인 박지원(오른쪽에서 두 번째), 정동영 의원(오른쪽에서 세 번째)과 인사를 나눈 뒤 자리로 이동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국민의당이 21일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놓고 5시간 동안 끝장토론을 벌였지만 입장차만 확인한 채 어정쩡한 봉합으로 일단락됐다.

안철수 대표가 이날 오후 2시경부터 전면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소속 의원 36명 앞에서 통합 의지를 거듭 천명하자 당은 찬성파와 반대파로 갈라져 격하게 대립했다. 안 대표는 “바른정당과의 통합은 최선의 선택이자, 2당으로 올라설 기회”라며 통합의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2등을 하면 한국당은 사그라지고,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감안하면 (2020년 총선에선) 1당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통합 반대파는 안 대표를 성토했다. 호남 중진 유성엽 의원의 첫마디는 “도-오-저-히 이해할 수 없다”였다. 그는 “통합하면 우리가 1당이 되느냐”고 비판했다. 정동영 의원은 “지도자의 말이 오락가락해선 신뢰가 없다. 바른정당과의 통합 다음은 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원 전 대표는 “안 대표가 드디어 사실상 통합 선언을 했다. 우리 모두 (말을 바꾼) 안 대표에게 사기당한 것”이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경진 의원은 안 대표 면전에서 대표직 사퇴를 언급했다. 김성식 의원과 박선숙 의원도 즉각적인 당 대 당 통합에는 반대했다.

거센 반발에 안 대표도 통합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는 점에 공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통합에 속도 조절을 하고 정책, 선거연대를 추진해 여러 의견을 더 듣겠다”는 말도 했다.

통합파인 김중로 의원은 “통합은 창당정신이다. 나갈 사람은 나가라. 아니면 정치를 그만두라”고 반대파를 비난했다. 국민의당의 한 관계자는 “반(反)친노(친노무현) 세력 연대가 필요하다. 여기 있는 많은 분이 민주당 친노 세력에 팽당했던 분들 아니냐”며 통합론에 힘을 보탰다.

5시간 동안의 의총을 마친 후 김경진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민들이 만들어준 소중한 다당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이 통합 논의가 당의 분열의 원인이 돼선 안 된다는 점에 의원들의 의견이 일치했다”는 원론적 내용을 발표했다. “바른정당과의 정책연대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선거연대 등 진전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안 대표 핵심 측근은 “강력한 반발을 마주했지만 통합 의지를 꺾은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표는 “국민의당이 새로운 길을 찾았을 때 바른정당이 가고자 하는 길과 공통점이 많으면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장관석 jks@donga.com·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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