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부산지검장 사무실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0월 28일 03시 00분


코멘트

국정원 근무때 댓글수사 방해 혐의
당시 파견 검사 등 TF팀 6명도 함께… 이제영 부장검사 피의자 신분 조사
한 식구 겨눈 수사… 검찰 내부 술렁

장호중 부산지검장(50·사법연수원 21기) 등 현직 검사들이 2013년 국가정보원의 ‘댓글수사’ 방해 공작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수사팀(팀장 박찬호 2차장)은 2013년 국정원이 검찰 수사에 대비해 꾸렸던 ‘현안 태스크포스(TF)’ 구성원 7명의 자택과 사무실을 27일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 대상에는 서천호 전 2차장(56) 등 전직 국정원 간부 4명과 감찰실장이었던 장 지검장, 국정원장 법률보좌관이었던 변창훈 서울고검 검사(48·23기), 파견검사였던 이제영 의정부지검 부장검사(43·30기)가 포함됐다.

장 지검장 등은 앞서 25일 국정원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김진홍 전 심리전단장과 함께 검찰 수사에 대비해 ‘가짜 사무실’을 차리는 등 증거를 조작하고 수사 및 재판과정에서 국정원 직원들에게 허위진술을 지시한 혐의(위증교사 등)를 받고 있다. 검찰은 국정원 관계자들에게서 “수사 및 재판 대응은 검사들이 주도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오후 이 부장검사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 부장검사는 검찰에 출석하면서 “당시 파견 검사들이 불법행위를 한 일은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검찰은 서 전 차장을 28일, 장 지검장을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법무부는 장 지검장과 이 부장검사를 수사지휘를 하지 않는 보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과 대전고검 검사로 각각 발령냈다.

현직 검사장까지 수사대상에 오르자 검찰은 크게 당혹스러워하는 분위기다. 한 검찰 간부는 “국정원 관계자들이 ‘왜 우리만 수사를 받아야 하느냐’는 불만을 품고 파견 검사를 물고 늘어지는 것 아니냐”고 조심스레 추측했다.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수사상황을 보고받고 안타까운 마음을 금한 길이 없었다. 정말 참담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김윤수 기자 ys@donga.com
#장호중#국정원#압수수색#댓글수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