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력공급 일단 차질 없어… 주민들 “미세먼지 걱정 덜어”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6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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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 火電 8기 가동중단 첫날
정부 “전력 부족땐 언제라도 재가동”

“미세먼지 걱정에서 벗어날 수 있게 돼 기분이 좋네요.”

1일 충남 보령시 오천면 오포2리 조종호 이장의 목소리에 반가운 기색이 묻어났다. 이날 마을에서 약 3km 떨어진 보령화력발전소 1, 2호기(발전용량 1000MW)가 일시 정지됐다. 정부가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8기를 6월 한 달 동안 멈춰 세우기로 한 데 따른 조치다.

보령화력 1, 2호기는 각각 1983, 1984년 준공된 노후 발전소다. 지역경제에 효자 노릇을 한 점은 높게 평가받았지만 인근 주민들은 석탄재와 미세먼지 등으로 불편을 겪어 왔다. 흐린 날이면 냄새가 지독하게 난다는 민원도 끊이지 않았다. 조 이장은 “환경에 해로운 발전소가 있다는 이유로 지역협력사업비가 지원됐지만 마을 한 곳에 연간 6000만∼8000만 원에 그쳤다. 그나마 활용 폭을 엄격히 제한해 주민들에게 별다른 혜택을 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충남연구원과 충남보건환경연구원은 6, 7월에 대기질 측정연구 및 건강실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셧다운(일시 가동 중단)’ 전후 비교를 통해 정책의 실효성이 있는지 과학적 검토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충남연구원 관계자는 “충남의 석탄화력 전력 생산량이 전국 전체의 48%를 차지해 그간 환경 및 건강 피해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고 말했다. 이어 “내년에 본격 시행되는 석탄화력발전소 셧다운(3∼6월)에 따른 환경과 건강실태 조사의 사전 연구라는 의미가 있다”라고 전했다.

노후 화력발전소 8기가 가동 중단에 들어갔지만 이날 전력 공급은 차질이 발생하지 않았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전력이 정상 수급되고 있으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언제라도 재가동할 수 있도록 대기인력을 뒀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피크시간대인 오후 2∼3시 전력예비율은 18.9%로 수급에 문제가 없었다.

세종=박희창 ramblas@donga.com / 보령=지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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