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파 안철수 지지’ 기류 있지만… 문재인, 김진태-윤상현 언급한건 오류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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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 체크]대선후보 TV토론 발언


대선 후보 5명이 처음 한자리에 모여 실시한 13일 TV토론에서 후보들이 주고받은 거친 공방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거짓일까.

먼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향해 “(자유한국당) 김진태, 윤상현 의원이 지지 발언하고 밀어주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 발언만 놓고 보면 거짓에 가깝다. 김진태 의원은 “내가 무슨 안 후보를 지지하느냐. 꿈에도 생각해본 적 없다”고 강하게 반발하며 문 후보를 허위사실 공표 및 명예훼손 혐의로 17일에 고소하겠다고 했다. 윤상현 의원도 “결단코 안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말한 적 없다”며 “보수 재건을 위해 외연을 중도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문 후보가) 오해한 것 같다”고 밝혔다.

그렇다고 문 후보의 발언이 아예 근거가 없다고 보긴 어렵다. 보수 후보인 한국당 홍준표 후보와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지지율이 한 자릿수에 머물면서 보수 지지층이 전략적으로 안 후보를 지지하는 현상이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서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보수 논객 조갑제 씨는 “안철수 중도정권이 탄생하면 반쪽의 성공은 된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4년 새정치연합과 민주당이 통합하는 과정에서 안 후보가 5·18민주화운동 정신, 6·15공동선언을 강령에서 삭제하자고 주장했다는 문 후보의 발언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이다. 당시 강령 초안에는 안 후보 측 실무진이 해당 내용을 담지 않았다. 하지만 당시 안 후보가 공개적으로 삭제를 주장한 적은 없고, 결국 이 부분은 강령에 포함됐다.

안 후보가 문 후보를 향해 “내가 적폐 세력의 지지를 받는다고 비판했는데 국민에 대한 모독 아니냐”고 한 발언 자체는 사실이다. 실제로 문 후보는 6일 안 후보를 겨냥해 “적폐 세력의 지지를 많이 받는 안 후보가 정권 교체를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스럽다”고 했다. 이 발언은 보수층의 전략적 선택을 견제하는 차원에서 나온 것이었다.

안 후보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해 입장을 바꿨다’는 다른 후보들의 공격에 “최근에 바뀐 게 아니라 일관되게 올해 초부터 (찬성을) 주장했다”고 했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얘기다. 사드에 강하게 반대하던 안 후보는 올해 초부터 찬성으로 입장을 바꾼 것은 맞지만 ‘일관된’ 주장을 펼쳤다고 보긴 힘들다는 지적이다.

홍 후보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640만 달러 뇌물 수수는 중앙수사부에서 발표한 것”이라며 문 후보와 치열하게 논쟁을 벌였다. 대검 중수부가 2009년 6월 12일 발표한 수사발표문 전문에는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사건’이라는 표현과 함께 혐의 요지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미화 합계 640만 달러 등 뇌물수수’라고 명시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서거했기 때문에 “노 전 대통령에 대해 내사종결(공소권 없음) 처분”이라고 밝혔다.

유 후보가 “‘줄푸세 공약’은 내가 한 게 아니다”고 한 발언은 팩트에 가깝다.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경제 공약 수립을 주도했던 김광두 서강대 석좌교수는 “줄푸세라는 용어를 내가 만들지는 않았다”면서도 “세금을 줄이고, 규제를 풀고, 법질서를 세워야 한다는 개념은 내가 제안한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대선#tv토론#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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