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끝장토론 전 안철수 후보 검증부터 해야”… 대대적 공세 예고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4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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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약진에 반전 모색하는 문재인 캠프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가 6일 본선 주도권을 쥐기 위해 양강 구도를 형성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겨냥해 총공세에 나섰다. 문 후보 측은 그동안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를 집중 겨냥했던 타깃을 이날부터는 안 후보에게로 옮겼다. 문 후보 캠프는 이날 오전 논평에서 “국민의당의 네거티브 공세를 더 이상 좌시하지 않겠다. 이제부터 안 후보에 대한 제대로 된 검증이 시작될 것”이라고 선전포고를 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2위와의 격차가 좁혀진 것으로 나타난 문 후보는 이날 전남 목포신항만에서 세월호 미수습자 가족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로부터 안 후보의 끝장토론 제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안 후보는 저하고 토론을 말하기 전에 아직도 국민으로부터 준비된 정도라든지 여러 점에서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다”고 안 후보를 직접 겨냥했다. 이어 “적폐 세력의 지지를 많이 받는 안 후보가 정권 교체를 말할 수 있는 것인지 우선 의문스럽다. (끝장토론 전에) 그에 대한 답을 먼저 해야 한다”며 “안 후보는 촛불집회에 함께하지 않았다는 것을 오히려 자랑스럽게 이야기하고, 지금 ‘적폐 세력’ 지지도 많이 받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문 후보 캠프는 이날 오전 국민의당 경선 과정에서의 ‘차떼기’ 의혹을 문제 삼았다. 오후에는 박범계 의원이 안 후보의 포스코 사외이사 경력을 문제 삼으며 “안 후보는 ‘공정경제’를 말할 자격이 없다”고 성토했다. 안 후보를 향한 전방위적 공세와 관련해 민주당 선거대책위 관계자는 “안 후보도 이제 본격적인 검증을 받아야 할 때가 됐다. 집중 공세는 며칠 더 계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정치권에선 안 후보의 지지율 약진으로 본선 초반 레이스에 먹구름이 끼자 문 후보 측이 일차적으로 안 후보에게 타격을 가할 수 있는 네거티브 강화 기조로 일부 선회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하지만 이런 공세가 대선 구도를 안 후보 중심으로 강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당내에서 나왔다.

문 후보 캠프 내에선 ‘본선 전략’을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병헌 전략기획본부장은 ‘정권 교체’ 프레임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태도이지만, 정권 교체와 적폐 청산을 뛰어넘는 다른 비전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이 그리는 세상’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문 후보 측은 일단 다음 주부터 생활 밀착형 공약 발표 등을 통해 중도·보수층으로 외연을 확장하는 전략을 본격적으로 펴기로 했다.

캠프 핵심 관계자는 “‘반(反)기업 정서’ 비판을 불식시키기 위해 중도·보수를 대표할 수 있는 인사들의 영입을 문 후보가 직접 챙기고 있다”고 전했다. 문 후보 캠프 이용섭 비상경제대책단장은 4개 경제단체 임원을 만난 뒤 기자들과 만나 문 후보의 경제철학을 혁신과 구조조정에 초점을 맞춘 ‘J(제이)노믹스’라고 명명하고 “단기적 고통을 거쳐 지속 성장을 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진균 leon@donga.com·한상준 / 목포=박성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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