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언제든 발사’ 협박하지만…軍 “무수단 먼저 발사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0일 19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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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언제 어디서든 발사할 수 있다며 협박 수위를 높이고 있지만 군 당국은 북한이 당분간 ICBM을 발사할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ICBM 도발이 예상됐던 설 연휴에도 북한은 잠잠했다. 군 당국은 대신 북한이 ICBM 최종 완성하기 위한 과정으로 ICBM의 기반이 되는 무수단(사거리 3500km 안팎 추정)을 먼저 시험 발사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군 관계자는 30일 "현재 북한의 이동식 ICBM 발사가 임박했다는 징후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이동식 ICBM 발사대(TEL)를 노출시키는 등 미국 트럼프 신행정부의 관심을 끌기 위한 무력시위를 이어갈 뿐 뿐 정작 발사단추를 누를 조짐은 없다는 것이다.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1일 신년사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 단계"라고 말한 말한 데 이어 "언제, 어디서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가 가능하다"며 협박 수위를 연일 높이는 것도 기선제압용이자 관심끌기용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당분간 무수단 시험발사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 당국은 분석한다. 북한이 개발 중인 이동식 ICBM KN-08과 그 개량형인 KN-14 엔진은 무수단 엔진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2단 로켓 형태인 KN-14의 경우 1단에는 무수단 엔진 두 개를, 2단에는 엔진 하나를 장착하는 방식으로 제작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은 무수단 엔진과 지난해 9월 공개한 신형 로켓 엔진 등 복수의 엔진을 조합해 이동식 ICBM 엔진을 제작하는 방법을 강구하고 있을 것"이라며 "이를 위해 우선 무수단 엔진 확보가 시급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지난해 4월 무수단을 처음으로 시험발사를 한 것을 시작으로 10월까지 무수단을 총 8발 발사했지만 7발은 공중폭발하거나 발사대에서 폭발하면서 미사일로서의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발사 성공 가능성이 희박한 무수단 엔진을 이동식 ICBM에 장착했다가 실패할 확률이 높은 만큼 무수단 추가 발사에 나서 무수단 엔진의 안전성 확보에 주력할 것이라는 것이 군 소식통들의 설명이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최종 목표가 이동식 ICBM을 완성해 북한이 주도권을 잡는 방식으로 북-미 협상을 끌어내는 것인 만큼 무수단을 단기간에 여러 차례 발사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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