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익 “KBS, 문재인 지지한다고 출연 금지 통보…이건 협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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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월 19일 10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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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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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익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조직인 더불어포럼의 공동대표를 맡았다는 이유로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받았다며 분노했다.

황교익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KBS가 나에게 방송 출연 금지를 통보했다"는 제목으로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황교익은 "지난 연말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 출연 섭외를 받고, 1월 6일 담당 피디와 2명의 작가를 만나 2시간 넘게 회의하며 강연 주제를 선정했다"며 "2월에 녹화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난 16일 저녁, 작가는 황교익에게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다. 아침마당 출연은 없는 걸로"라고 통보했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유는 '더불어포럼' 참여라고 그는 말했다. 더불어포럼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사회 각계 인사들의 모임으로 지난 14일 창립식을 갖고 공식 출범했다. 황교익은 더불어포럼에서 공동대표를 맡았다.

이에 황교익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그 누구든 자신의 정치적 신념을 표명할 수 있으며, 그 신념의 표명으로 방송 출연 금지 등의 불이익을 받을 수 없다는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17일 오후, 담당 PD는 황교익에게 전화해 "문재인뿐 아니라 여타의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고 그는 전했다.

황교익은 "KBS 전체 의사 결정이냐"고 물었고, 담당 PD는 "교양제작국 단위의 결정이라고"했다고. 이어 황교익은 "방송 출연 금지자 명단이 작성돼 존재하느냐"라고 묻자 담당 PD가 답을 피했다고 밝혔다.

황교익은 "나는 맛칼럼니스트이다. 언론인이다. 내 주요 업무는 집필과 방송 출연, 강의다"라며 "KBS는 나에게 내 직업을 유지하려면 정치적 신념을 공개적으로 밝히지 말라고 협박을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헌법에 보장되어 있는 표현의 자유를 빼앗는 일. 대한민국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맞나 싶다. 내 주머닛돈으로 시청료 꼬박꼬박 내는 공영방송 KBS에 이런 식으로 협박을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라고 분노했다.

이어 "나는 내 정치적 신념을 바꿀 생각이 없다. 이 신념을 숨길 생각도 없다. 이는 나의 권리고 나의 자유다. KBS는 나에 대한 협박을 거두라. 그리고 사과하라.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는 그러는 거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글 말미에 황교익은 "KBS의 특정 정치인 지지자 출연 금지 결정은 나만의 문제가 아니다"라며 "나 이외에도 특정 정치인을 공개 지지한 이들은 자신은 알지도 못한 채 출연 섭외에서 아예 배제되고 있다고 봐야 한다. KBS 블랙리스트인 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KBS ‘아침마당’ 제작진은 이날 입장 자료를 통해 "황교익 씨 주장은 매우 자의적인 것으로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교익 씨에게 출연 정지를 통보한 이유에 대해선 "공영방송인 KBS가 대선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여야 구분 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적용하는 원칙으로 오래전부터 '아침마당'에서도 지켜왔던 관례이기도 하다"고 해명했다.

김소정 동아닷컴 기자 toysto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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