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前대사 “반기문, 창당 않고 기존黨 접촉할것”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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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정국]12일 귀국… 측근 오준 前대사 인터뷰
“반기문, 충청권 대표라고 생각 안해… 배려 깊어 주변사람 내치지 못해… 안보는 보수, 경제는 진보 가까워”

 “외교안보 분야는 전통적 스타일(보수)인 반면 경제·사회 이슈는 보통 사람보다 훨씬 중도, 진보에 가깝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측근인 오준 전 주유엔 대사(사진)는 10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반 전 총장의 정책 성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오 전 대사는 “유엔이 지향하는 가치나 목표들이 소외받는 사람들을 돕는 것”이라며 “지금 한국에 필요한 리더십은 ‘안정과 통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반 전 총장이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다면 이는 시대적 소명의식 때문이라고밖에 말할 수 없다”라며 “대선 후보로 나오라는 기대가 높아진 상황에서 ‘나만 편하게 은퇴 생활을 할 수는 없다’고 본 것 같다”라고 전했다.

 외교부와 유엔에서 반 전 총장을 지근거리에서 지켜본 오 전 대사는 반 전 총장을 두고 “성실과 배려라는 두 단어로 설명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한 뒤 “다만 배려 때문에 (친분을 과시하는) 주변 사람을 내치지 못하는 점은 단점으로 비칠 수도 있다”라고 했다.

 또 “대화와 타협으로 문제를 풀어 가는 외교관이 정치에 부적합하다는 주장은 공정하지 못하다”라며 “반 전 총장은 자신이 충청권 대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한계로 꼽히는 외교관 출신이나 지역 대표 이미지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오 전 대사는 “‘반기문 신당’을 만들기에는 시간이 촉박한 만큼 기존 정당과 두루 접촉할 수밖에 없다”라며 반 전 총장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 연대’를 시사하기도 했다.

 반 전 총장의 경제 자문을 맡은 곽승준 고려대 교수도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따뜻한 시장경제, 진화된 자본주의, 글로벌 스탠더드 등 3가지 키워드를 공약에 반영할 계획”이라며 경제 분야에서 진보적 구상을 내놓을 수 있음을 예고했다. 곽 교수는 “민간에서 자발적으로 부의 재분배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라고도 했다.

 반 전 총장의 12일 귀국 행사는 조용히 치러질 예정이다. 예비 캠프 격인 ‘광화문팀’에서는 이도운 대변인 등 최소한의 인원만 공항에 나가기로 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이후 고향인 충북 음성 등을 찾은 뒤 첫 지역 일정으로 부산 방문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고향에서 대선 행보를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조숭호 shcho@donga.com·송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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