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제3지대, 사공도 셋

[新4당체제]보수신당, 반기문이어 손학규에 손짓
민주 非文진영, 개헌연대 움직임… 국민의당 “친박-친문 빼고 모여야”

　

4黨 원내수석 첫 회동 여야 원내교섭단체 4당 원내수석부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처음으로 한자리에 모여 손을 잡았다. 왼쪽부터 개혁보수신당 정양석, 더불어민주당 박완주, 새누리당 김선동,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제3지대’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독자 세력화를 구상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정치권의 합종연횡 셈법은 더 복잡해지고 있다.

　새누리당을 탈당한 비주류 진영인 ‘개혁보수신당’(가칭)과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 국민의당 등에선 이합집산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나온다. 보수신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손학규 전 대표는 지금 민주당을 탈당해 당적을 갖고 있지 않고 예전에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도지사로 활동했기 때문에 우리가 지향하는 바나 가치가 그리 다르지 않다”고 영입 의사를 밝혔다. 그동안 ‘러브콜’을 보내 온 반 총장과 함께 손 전 대표 등 장외 인사까지 끌어들여 보수와 중도를 통합한 제3지대의 중심에 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국민의당도 제3지대의 ‘플랫폼’임을 강조하고 있다.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주승용 의원은 이날 “소위 친박(친박근혜)계-친문(친문재인)계를 제외한 모든 세력이 하나로 모여 이번 대선에 (후보를) 출마시켰을 때 반드시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다만 당내 유력 대선 주자인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반 총장은) 아직 정치한다고 이야기도 안 했다. 며칠밖에 안 남았지만 현직 사무총장이다. 모든 판단은 그 이후로 유보한 상황”이라며 거리를 뒀다.

　민주당에서는 대선 전 개헌에 반대하는 문재인 전 대표와 각을 세우는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 비문 진영이 개헌을 중심으로 한 제3지대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자 세력화를 모색하는 반 총장도 특정 세력에 흡수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반 총장은 2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새누리당 충북 의원들을 만나 “국민의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말한 ‘뉴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은 모르는 얘기다. 그런 의사를 표시한 적도, 누구한테 그런 얘기를 들은 적도 없다”고 말했다.

　유력한 대선 주자가 없는 새누리당에선 반 총장의 향후 행보를 살펴본 뒤 반 총장이 주도하는 제3지대에 참여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의원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非)충청권 의원은 “당이 개혁에 실패할 경우 온건하고 중간 지대에 있는 의원들을 중심으로 반 총장을 따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