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개혁적 보수노선 확립 먼저… 아무나 손잡을순 없어”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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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정국 빅뱅]‘보수신당 구심점’ 전격 인터뷰

유승민 의원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보수신당’(가칭)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유승민 의원이 22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인터뷰를 하고 ‘보수신당’(가칭) 청사진을 밝히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새누리당 탈당을 선언한 유승민 의원은 22일 “대선에만 정신이 팔려 원칙 없이 세력만 불리고 개혁 보수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보수신당의 승산이 없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신당의 우선 과제는 대선 주자를 영입하고, 여기저기 세력을 합치는 일이 아니라 새로운 보수가 어떤 건지 국민에게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

  탈당파들은 내년 1월 20일 ‘보수신당’(가칭) 창당을 목표로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유 의원은 비주류의 양대 축인 김무성 전 대표와 함께 보수신당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1차 탈당할 의원들은 어느 정도 되나.

 “21일 선언한 34명 외에도 탈당 의사가 있는 분들은 더 있다. 40명은 넘었으면 좋겠다. 1차 때 같이 나가서 (신당이) 처음부터 큰 규모로 시작했으면 한다. 지금 친박(친박근혜)에서 탈당하지 못하도록 의원들을 압박하고 있는데 27일까지 최대한 설득하려고 한다.”

 비주류는 전날 탈당 결의를 밝히며 “친박-친문(친문재인) 패권정치를 청산하는 새로운 정치의 중심을 만들겠다”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탈당파와 국민의당, 민주당 비문(비문재인) 진영까지 연대한다면 대선 국면에서 ‘태풍의 핵’으로 떠오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비박-비문 연대’에 동의하나.

 “그 부분을 (간사인) 황영철 의원이 읽을 때 깜짝 놀랐다. 김 전 대표가 개인 생각으로 써온 글 중 일부를 발췌해 그냥 읽어버린 것이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비박 정치’ 하려고 탈당한 게 아니다. 비박-비문 다 모아 놓는다고 공유하는 철학과 가치가 뭐가 있겠느냐. 대선을 이기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건데 국민들이 동의해 줄까.”

 ―국민의당과는 연대할 수 있나.

 “특정인의 패권, 지역을 떠나서 가치, 노선 중심으로 정치가 재편된다면 국민의당 안에서도 분화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대선 전에 무작정 합치자는 것에는 반대한다. 국민의당 내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를 막으며 안보에 대한 생각이 너무 다른 분들과는 함께하기 힘들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어떤가.

 “안 전 대표는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을 내세우는데 그런 부분에선 통하는 점이 분명히 있다. 그러나 사드 발언을 보면 안 전 대표가 안보에서 보수가 맞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탈당파 가운데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영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문호를 열고 공정한 경선을 치르는 것은 대찬성이다. 다만 최순실 사태를 겪으며 국민들은 대통령이 누구의 아바타여선 안 된다는 것 아니냐. 검증이 중요하다. 반 총장은 외교 관료만 하시고 외국에 오래 계셨으니 국민들이 겪는 고통을 얼마나 공감하고, 개혁의 해법과 의지가 있는지 나도 정말 궁금하다.”

 ―개헌을 매개로 한 새판 짜기 움직임은 어떻게 보나.

 “대통령 5년 단임제의 폐해를 고치자는 문제의식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개헌만을 연결고리로 해서 정치세력이 모인다? 비박-비문 연대보다 조금 나을지 몰라도 정치를 하는 근본적인 이유와는 동떨어진 얘기다.”

 ―보수신당이 추구하는 ‘개혁 보수’는 무엇인가.

 “최순실 게이트에서 드러난 정경 유착, 부패 정치와는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안보는 보수층이 걱정하지 않도록 정통 보수의 길을 지키고 경제·노동은 중산층과 서민, 고통 받는 국민 편에 서야 한다. 당장 법인세, 비정규직 문제 등에서 상당히 전향적으로 가야 한다. 새누리당 탈당한다고 잘못이 사면되는 건 아니다.”

 ―대선 국면에서 결국 새누리당과 다시 보수대연합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있는데….

 “‘친박당’에서 극우를 대표할 대선후보를 내면 연대할 필요가 없어질 것이다. 또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하면 남은 의원 상당수는 신당으로 옮겨오며 새누리당은 소멸할 수도 있다.”

 ―대선 출마에 대한 결심은 섰나.

 “출마하게 된다면 신당에서 치러질 경선에 대비해야 하니까 적당한 시점에 밝히겠다. 하지만 새누리당에서 실컷 있다가 나온 사람들이 어떤 정치를 할지 보여주지도 않고 우후죽순 출마부터 하려는 건 옳지 않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유승민#대선#보수신당#안철수#반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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