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朴대통령 전임 주치의 “약품구입 靑 담당”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6일 18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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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전 주치의 출신인 서창석 현 서울대병원장(55)이 '비선실세'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외과를 지원하고, 청와대 약품구입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최 씨를 알지 못하고, 약품구입은 전적으로 청와대가 담당한다며 일련의 의혹은 자신과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서 원장은 2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암병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약품구입은 의무실장이 담당하고 있으며 주치의는 결재라인에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최근 서 원장이 박 대통령 주치의로 재직하는 기간(2014년 9월~2016년 2월) 중에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마취제와 비아그라 등을 청와대가 구입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 서 원장이 박 대통령 주치의로 재직하는 동안 전임 주치의보다 2배 이상 많은 의약품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논란이 더 커졌다.

최순실 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의원의 봉합사(수술 등에 쓰이는 의료용 실) 개발사업에 서 원장이 직접 참여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원장직을 맡고 나서는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앞서 최 씨의 단골 성형외과인 김영재의원이 운영하는 의료기기업체 와이제이콥스메디칼이 봉합사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정부지원금 15억 원의 정부지원금을 받는 데 공동연구자로 이름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서 원장은 "전공인 산부인과에서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하는데 이에 쓰이는 실이 외국산이 대다수기 때문에 국산화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생각해 봉합사 사업 계획단계에선 참여했다"며 "계획 단계에서 공동연구자로 이름을 올렸을 뿐이고 원장이 된 이후 시행 단계에서는 빠졌다"고 설명했다.

최 씨의 딸인 정유라 씨의 출산 도왔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서 원장은 "당시 최 씨와 정 씨 모두 본 적도 없고, 이름을 들어본 적도 없다"며 "당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근무했고 (출산지로 알려진)제주로 간 적이 없다. 이런 의혹을 제기하는 사람과 대질해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대통령이 최순실 씨의 단골 병의원을 통해 정맥주사제와 프로포폴을 구입했는지에 관해서도 "의무실장에게 물어볼 일"이라며 청와대에 책임을 돌렸다. 또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 원장의 진료에 대해서는 의무실장과 함께 청와대에 들어갔으나, 실제 진료 상황은 보지 못했다고 대답했다. '비선진료' 논란에 대해서도 대통령 주치의였던 자신과는 무관하다는 주장이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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