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25일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 처리 문제 및 비대위 구성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으나 친박(親박근혜)계가 대거 불참했다.
이날국회에서 열린 의총에는 당 소속 128명의 의원 중 절반인 60여명만이 참석했다. 친박계인 이정현 대표가 참석하기는 했지만 소위친박 핵심으로 불리는 의원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의총에서는 정진석 원내대표가 탄핵과 관련 야당과의 협상 권한을 일임해 달라고 하면서 비박(非박근혜)계 의원들과 충돌을 빚었다.
정원내대표는 모두 발언에서 "헌법에 규정된 탄핵소추 기준에 대해 야당과 성의있는 협상을 해나갈 용의가 있다. 탄핵 절차를 밟는 것은 국회의 책무이고 피할 수 없는 길"이라고 말했다.
다만 "야당의 주장대로 허겁지겁 12월2일, 9일 대통령 탄핵안 처리는 답안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탄핵도 질서있는 국정 수습을 위해 모든 가능성을 면밀히 검토한 후추진하는 게 옳다. 탄핵안 반대가 아니다"라고 거듭 밝히며 "탄핵 절차 협상 권한을 저에게 일임해주면 그 입장을 정리해 두 야당과 협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의 발언이 끝나자 일부 의원들은 박수를 치며 찬성의 뜻을 표시했으나 비박(非박근혜)계 중진인 나경원 의원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강하게 항의했다.
나 의원은 "12월2일 탄핵안 처리를 무조건 반대한다는 취지로 정 원내대표에게 모든 권한을 위임한 것에 대해 이의가 있다"고 밝혔다.
비박계 황영철 의원도 "탄핵 권한을 원내대표에게 전적으로 위임하는 것에 동의하지 못한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이런 소란스러운 상황 속에 비공개로 진행된 의총에서는 이 문제를 놓고 의원들 간 갑론을박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유승민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12월 2일 또는 9일 탄핵이 안된다는 쪽으로 결론이 났냐'는 질문에 "그 점에 대해서는 원내대표가 말을 잘못한 거 같다"며 "야당이 (탄핵안을) 발의하면 72시간 내에 표결해야 한다.우리가 주도적으로 발의하는 것도 아니고 이걸 늦추고 그러는 방법이 없다"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의 협상권 위임 발언에 반대했던 나경원 의원도 "지금촛불로 나타나는 국민들의 민심이 극도로 혼란스럽고 국정도 혼란스러운 상황"이라며 "국정을 하루빨리 좀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이에 대한 로드맵을 보여줘야 하고 그 출발점이 탄핵안을 표결하는 것부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영우 의원은 사견임을 전제로 "탄핵 절차와 시기를 늦춘다든지 회피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금은 국민들이 원하고 있고 탄핵이 가결되든 부결되든 국회에서 정해진 절차를 밟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나경원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지도부나 친박계가 오늘 많이 나오지 않았다'는 질문에 "이 부분에 대해 많은 의원분들께서 문제점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김영우의원도 "친박 의원들이 안 나오신 거에 대해 저는 조직적인 또는 누가 그런 걸 주문해서 안 나왔는지는 전혀 모르겠는데 그것 또한비정상적"이라며 "새누리당이 예의는 갖추돼 서로 치열한 논쟁을 하면서 몸부림이라도 쳐야 하는데 반쪽 의총이 돼서 굉장히 안타깝고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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