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비주류 탈당카드 만지작… 남경필 “중대 결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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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심 역행하는 靑]야권 퇴진투쟁
비상시국委 “靑 조사연기 유감”… 유승민 “범죄사실 소명땐 탄핵가능”

 
비상시국委 첫 회의 5명 불참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진영 인사들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주류 주도 비상시국 준비위원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대표,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비상시국委 첫 회의 5명 불참 새누리당 비박(비박근혜) 진영 인사들이 16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새누리당 비주류 주도 비상시국 준비위원회’를 열고 있다. 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대표, 심재철 국회부의장, 주호영 의원.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지도부 등 여권 주류가 ‘버티기’에 들어가면서 비주류에는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독일을 방문한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16일 기자들을 만나 “이정현 대표가 버티는 한 새누리당은 말라 죽는다. 이 상태로 뭉개고 간다면 중대 결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여권의 잠재적 대선주자 가운데 처음으로 ‘탈당 가능성’을 내비친 것이다. 남 지사는 “이 대표를 꼭두각시로 세워놓고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당을 떠나지 않는 한 우리가 주체적으로 행동해야 한다”며 “(중대 결심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도 이날 “대통령의 충성 돌격대 역할을 한 분이 책임은 생각 안 하고, 오히려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에 막말을 퍼붓는다? 기가 막히다”고 했다. 전날 이 대표가 이들을 두고 “지지율을 다 합쳐도 9%도 안 된다. 대선주자부터 사퇴하라”고 비판한 데 대한 반격이다. 당 일각에선 이 대표의 전날 발언이 비박(비박근혜) 진영 대선주자들을 갈라치기 위한 노림수라는 말도 나온다.

 비박 진영에선 친박계가 당권을 놓지 않으면 결국 마지막 카드는 탈당밖에 없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비박 진영 의원이 동참할 것이냐다. 이날 열린 비주류 모임 비상시국위원회 대표자회의 및 실무위원회 연석회의 직후 장제원 의원은 “새누리당의 존재 의미가 없기 때문에 남 지사의 주장에 공감하는 의원도 많다”면서도 “시기적으로 빠르지 않느냐는 게 다수의 생각”이라고 전했다. 이날 대표자회의에선 “청와대가 검찰 수사를 미루는 듯한 모습은 유감스럽다”는 데만 합의를 이뤘다. 첫 번째 대표자회의였음에도 멤버 12명 중 5명이 불참하기도 했다. 결국 비상시국위원회도 ‘모래알 조직’이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당 일각에선 김무성 전 대표가 제기한 ‘대통령 탄핵’ 동참이 1차 분수령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탄핵에 부정적 태도를 보여 온 유승민 의원은 이날 “박 대통령의 범죄사실이 소명되면 국회가 탄핵할 수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퇴진 의사가 없다고 사실상 밝힌 만큼 비주류가 탄핵 동참을 명분으로 1차 세 규합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다. 정진석 원내대표와 김 전 대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남 지사, 오세훈 전 서울시장, 유 의원, 원 지사 등은 17일 만찬 회동을 갖는다.

이재명 egija@donga.com·송찬욱 기자
#새누리당#탈당#남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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