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아들 병역면제, 일반인보다 16.9배 높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9월 11일 20시 42분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만5388명의 아들 1만7689명 가운데 785명(4.4%)이 병역 면제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5년간 일반인 평균 병역 면제율인 0.26%보다 16.9배 높은 것이다.

국민의당 김중로 의원이 11일 병무청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군대에 가지 않고 전시에 근로지원을 하는 제2국민역 판정을 받은 경우까지 합쳐도 일반인 병역 면제율은 2.1%였다. 그래도 고위공직자 아들이 일반인 아들보다 병역 면제율이 두 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고위공직자 아들 가운데 질병으로 병역면제를 받은 사람은 726명이었다. 질병으로는 불안정성 대관절(50명), 시력장애(15명), 염증성 장질환(13명), 사구체신염(11명) 순이었다.

김 의원실은 “불안정성 대관절은 십자인대 파열과 같이 무릎 관절의 인대 손상을 가리킨다”며 “병역 회피에 악용되는 경우가 많아 병무청이 중점 관리 대상으로 지정한 질병”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병무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같은 연령대를 기준으로 고위공직자의 직계비속과 일반인의 병역 면제 비율을 비교해 보면 직계비속이 6.1%포인트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근거 자료는 제시하지 않았다.

한편 병역 의무가 있는 4급 이상 고위공직자 2만5388명 중에서는 2520명(9.9%)이 병역 면제를 받았다. 또 5722명(22.5%)은 보충역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고위공직자 가운데 현역 복무를 한 사람은 1만7146명(67.5%)이었다. 병역 면제 사유로는 질병이 1884명(74.8%)으로 가장 많았다. 질병 가운데는 고도근시(420명)가 가장 많았고 신장·체중 미달 및 초과(123명), 수핵탈출증(척추디스크·88명), 폐결핵(47명) 순이었다.

병무청은 “병역 면제된 고위공직자는 19세 징병검사 당시 면제받은 사람뿐만 아니라, 징병검사를 받은 후 입영대기 중 각종 사고나 질병으로 면제된 사람, 생계곤란·고령·장기대기 등으로 면제받은 사람 모두를 포함한다”면서 “금년도 상반기 징병검사라는 특정 시점의 결과만을 반영한 일반인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황형준 기자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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