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처까지 둔 北 최고 돈세탁 기술자, 보위부 고문에 가족 숨지자 망명 결심”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8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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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통 “유럽자금총책, 분노해 잠적” 北 “미성년 강간범” 태영호 맹비난

유럽의 한 국가에서 6월 잠적한 북한 노동당 39호실 유럽 자금총책 김명철 씨는 북한에 살던 가족이 국가안전보위부의 고문으로 숨지자 이에 반발해 망명을 결심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김 씨가 4000억 원이란 엄청난 금액을 들고 잠적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북한에서 대체할 수 없는 최고의 자금세탁 전문가였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현지 소식통은 전했다. 김 씨는 북한에 있는 정식 부인 외에 해외에 현지처를 따로 두는 것까지 묵인받을 정도로 지도부의 신임을 받았다. 그런 김 씨가 외화 할당량을 제대로 채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보위부가 가족을 고문해 숨지게 하자 분노한 것이다.

한편 북한은 20일 태영호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의 망명과 관련해 주민들이 접할 수도 없는 대외용 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공개하며 비난하고 나섰다. 한국 정부가 17일 태 공사의 망명 사실을 발표한 지 사흘 만이다.

북한은 태 공사의 이름을 직접 거론하진 않은 채 “도주자는 많은 국가 자금을 횡령하고 국가 비밀을 팔아먹었으며 미성년 강간 범죄까지 감행한 것으로 하여 그에 대한 범죄수사를 위해 지난 6월 이미 소환 지시를 받은 상태”라고 주장했다. 또 “남조선(한국) 괴뢰들이 도주자가 항일 투사의 아들이라느니 하는 등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늘어놓으면서 도주자의 더러운 몸값을 조금이라도 올려보려고 무진 애를 쓰고 있다”고 비난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북한#김명철#태영호#돈세탁 기술자#유럽자금총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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