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우병우 수석에 대한 의혹이 ‘국정 흔들기’라는 靑 시각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20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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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정연국 대변인이 어제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에 관한 각종 의혹에 대해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자체 조사할 사안도 아니라고 말했다. 우 수석의 해임과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는 야당 주장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오늘 새벽에 북한에서 또 미사일 발사가 있지 않았느냐”며 “안보 위기와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대통령과 정부가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일방적인 정치 공세나 국정 흔들기는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 수석이 실세라고는 하나 우 수석에 대한 의혹 제기가 ‘국정 흔들기’이고 국민 단합을 해친다는 청와대 시각에 동의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 궁금하다.

어제 우 수석은 변호사 시절 법조 비리로 구속된 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를 ‘몰래 변론’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찌라시 수준의 소설 같은 이야기”라고 부인했다. 그러나 2015년 넥슨이 지주회사인 NXC를 제주도로 옮겼다는 이유로 국세청은 조세제한특례법을 적용해 법인세 900억 원을 깎아 주는 ‘꼼수 감면’을 한 사실이 동아일보 취재 결과 드러났다. 우 수석이 2013년 변호사 개업 이후 검사장 출신의 홍만표 변호사와 함께 업계를 양분하면서 수십억 원의 수임료를 올렸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의혹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것은 진경준 검사장 부실 검증에서 비롯된 우 수석에 대한 불신 때문일 것이다.

검찰은 어제 우 수석 처가 땅의 넥슨 매각 의혹 보도와 관련해 해당 언론사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한 사건을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에 배당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국회 답변에서 “당사자(우 수석)가 법적 대응을 하는 과정에서 (사실이) 확인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지만 안일한 대응이다. 2013년 9월 채동욱 당시 검찰총장의 사생활 의혹이 불거지자 법무부 장관은 감찰을 지시한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무엇보다 진실을 밝히는 것이 중요하다”며 본인이 나서서 감찰을 요구한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우 수석이 떳떳하다면 이참에 확실히 의혹을 떨고 가는 것도 사태를 진정시키는 방법일 것이다.
#우병우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정연국 대변인#정운호 전 네이처리퍼블릭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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