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견근로자 이탈 막으려 中에 요원 800명 급파”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7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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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소식통 “접경지서 감시 활동”… 탈북돕는 한국인 납치-테러 가능성

북한이 중국 내 접경 지역에 700∼800명의 특수 요원을 투입해 파견 근로자들의 이탈을 밀착 감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4월 중국 저장(浙江) 성 닝보(寧波)의 북한 식당 ‘류경식당’에서 종업원 13명이 집단 탈출한 뒤 해외 근로자에 대한 조직적인 감시망을 대대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중국의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 투먼(圖們) 훈춘(琿春)과 랴오닝(遼寧) 성 단둥(丹東) 등 북-중 접경 지역에는 700∼800명의 북한 특수 공작 요원들이 파견돼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북한 국가보위부 및 정찰총국 소속으로 중국 내 북한 식당 종업원이나 변경 지역 공장 근로자들의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임무라고 소식통은 전했다. 한 소식통은 “6월 초 이수용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의 방중 귀환 직후 800여 명이 압록강과 두만강을 건너 단둥과 옌지 등지에서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가운데 일부는 최고 기술을 지닌 칼잡이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옌지의 북한 식당에서 100명 가까운 종업원들이 북한으로 돌아간 것도 이들의 감시 활동 결과라는 얘기가 나온다.

북한에서 나온 특수 요원 가운데 일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식당 종업원 집단 탈출 보복 지시’에 따라 북한 종업원의 탈출이나 탈북을 돕는 한국인이나 조선족 등을 상대로 테러나 납치 등을 자행할 수도 있다고 소식통은 우려했다. 4월 30일 지린 성 창바이(長白) 현에서 탈북자를 돕던 조선족 한창렬 목사도 북한에서 파견된 공작 요원 3명에 의해 피살됐다고 최성용 납북자가족모임대표가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주장했다.

중국 정보 당국은 북한 특수 요원들이 중국 영토에 들어올 때부터 동향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이 최근 북-중 접경 지역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활동가 수십 명을 추방한 것도 북한 특수 요원들에 의한 자국 내 테러를 우려해서라는 관측도 있다.

이들은 올 4월 10일 닝보 류경식당 탈출 사건 직후 파견되기 시작해 지난달 초 이수용이 중국을 방문하고 돌아간 뒤 인원이 증강된 것으로 보인다. 한 소식통은 이들은 “올해 9월경까지 한시적으로 활동하다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북한이 중국에 파견한 노동자들의 이탈을 방지하기 위해 5인 1조로 촘촘한 감시망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고 현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이날 보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파견근로자#특수요원#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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