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할말 없다” 김종인 “그게 뭐 대단한가”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5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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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방한, 빨라진 대선시계]정치권 ‘반기문 변수’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72)의 대권 행보를 돕는 이들의 주류는 ‘외교 인맥’이다.

반 총장의 최측근으로는 노신영 한승수 전 총리가 손꼽힌다. 반 총장이 수시로 조언을 구하는 원로 그룹이다. 외교관 출신인 김숙 전 주유엔 대사, 박준우 세종재단 이사장, 오준 주유엔 대사 등이 반 총장의 가신 그룹이다. 또 2006년 유엔 사무총장 출마 때부터 보좌해온 김원수 유엔 사무차장보와 윤여철 대통령의전비서관(전 유엔 사무총장 의전장), 이상화 외교부 장관 보좌관(전 유엔 사무총장 보좌관) 등이 있다. 반 총장의 측근은 “실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전직 외교부 장관이 주도하는 ‘반기문 재단’ 설립도 물밑에서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을 줄곧 반대해 왔던 부인 유순택 여사(71)의 태도도 달라진 것으로 알려졌다. 반 총장 내외를 한두 달 간격으로 만난다는 뉴욕의 한 소식통은 “대통령 언급을 할 때마다 유 여사가 ‘그런 말 하지 말라’고 역정을 내곤 했다”며 “몇 주 전에 같은 인사를 건네자 반 총장은 기분 좋게 웃고 유 여사도 미소만 지었다”고 전했다.

반 총장이 외교계 인맥은 두텁지만 내년 대권에 도전하려면 정무적 조언을 해줄 새 피가 수혈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누리당에선 반 총장이 내년 초 대선 행보를 본격화할 경우 동향(同鄕)인 충청권 의원을 중심으로 세력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성일종 당선자(충남 서산-태안)는 2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정서적으로 (반 총장과) 붙어있다”고 말했다. “반기문은 변수가 아닌 상수”라는 친박(친박근혜)계도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이고 있다.

다만 반 총장 스스로는 충청권 인사로 좁게 분류되는 것에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전날 반 총장이 제주서 만난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가 “JP(김종필 전 국무총리) 만나십니까?”라고 묻자 아무 말도 하지 않은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새누리당 대선 주자들의 속내는 복잡하다. 김무성 전 대표는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측 관계자는 “연륜과 경험이 있는 분이니 본인이 알아서 잘 판단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조기 등판론’이 나오는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이날 “(반 총장 출마가) 정치적 필요로 지역구도나 집권 자체만을 위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대선 후보가 풍부해지는 것은 좋지만 여권 특정 계파에서 반 총장을 대선 주자로 영입하려고 하는 기류가 있다”며 친박계를 겨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이날 서울 동작구 국립서울현충원 김영삼 전 대통령 묘비 제막식에 참석한 자리에서 반 총장의 대권 도전을 두고 “만 40세가 넘으면 누구나 출마 의사를 표시할 수 있는데 그게 뭐 대단하냐”고 일축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 뉴욕=부형권 특파원
#반기문#김무성#김종인#유엔 사무총장#대선#정치행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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