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의 원내대표 경선이 내일과 모레 연달아 실시된다. 새누리당에서는 4선의 나경원 유기준 의원과 정진석 당선자가, 더민주당에서는 4선의 강창일 이상민, 3선의 노웅래 민병두 우상호 우원식 의원이 각각 출사표를 냈다. 새누리당 최대 계파인 친박(친박근혜)계에선 유기준 의원이 출마했으나 “친박을 팔지 말라”는 청와대의 경고를 받았다. 더민주당 최대 계파인 친문(친문재인) 출마자는 없다. 그럼에도 두 당 안팎에선 ‘보이지 않는 손’이 꿈틀거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새누리당에선 친박 핵심의 의중이 박근혜 대통령과 소원해진 나 의원 대신 정 당선자를 미는 것으로 모아졌다는 관측이 무성하다. 나 의원이 어제 출마 기자회견에서 박 대통령이 여당과 정부가 함께 가야 한다는 취지로 말한 ‘수레의 두 바퀴론’을 새삼 강조한 것도 그런 불안감을 반영한다. 반면 정 당선자는 “청와대가 일방적으로 지시하는 당청 관계는 더 이상 지속될 수 없다”며 청와대와 거리를 두려고 했다.
더민주당에선 친문계가 주류 운동권 출신인 우원식 우상호 의원 가운데 저울질을 한다는 얘기가 파다하다. 계파 보스인 문재인 전 대표의 대선을 겨냥해 충청권 이상민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는 ‘플랜B’도 검토하는 모양이다. 4·13총선에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로 호남에서 참패하고도 아직 정신을 못 차린 것 같다.
원내대표 경선은 의원 자유투표가 원칙인데도 당내 주도권을 잡으려는 계파투쟁의 장(場)으로 변질되는 일이 다반사였다. 이번 경선은 총선 이후 당의 쇄신 여부를 가늠할 첫 공식행사다. 총선 민의는 친박·친노 패권에 대한 경고와 함께 사실상 계파를 해체하는 당의 쇄신을 요구했다.
당내 경선에서 계파의 이익을 위해 줄을 세우는 것은 정당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구태다. 이전 여당 경선에서 국회의장과 원내대표로 친박이 민 황우여, 이주영 의원이 정의화, 유승민 의원에게 고배를 마셨다. 야당에선 친문 최재성 의원이 이종걸 원내대표에게 밀리지 않았던가. 부질없는 계파놀음의 꿈에서 깨어날 때가 됐다. 아니면 당심(黨心)을 왜곡하는 불장난을 국민이 매섭게 심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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