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란메이 정상회담’ 개최…中, 경제적 영향력 확대-안보 협력 강화 본격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0일 15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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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남중국해에서 베트남 등 주변국과 영토 갈등을 빚으면서도 동남아시아에서는 ‘같은 강의 물을 마시는 인연’을 명분으로 경제적 영향력 확대와 안보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중국은 23일 하이난(海南) 섬 싼야(三亞)에서 미얀마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 등 메콩강 유역 5개 국가와 ‘란창(瀾滄)강-메콩강 정상회담(란메이 정상회담)’을 개최한다고 관영 신화통신이 19일 보도했다. 보아오 포럼이 열리는 기간에 열리는 이번 회담에는 리커창(李克强) 총리 초청으로 5개 국가 정상이 참석한다.

류전민(劉振民) 외교부 부부장은 “‘란메이 협력’은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제안한 ‘아시아 운명공동체 건설’의 구체적인 실천”이라며 “경제개발뿐 아니라 ‘지역단일화’ 작업도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부부장은 이어 “란메이 정상회담은 6개 나라가 새로운 안보 도전 과제에 공동으로 대처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안보·군사 분야 협력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현대국제관계연구원 천펑잉(陳鳳英) 연구원은 “란메이 협력은 정치 안보 사회 인문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울러 다른 협력 프로젝트에 비해 보다 폭이 ¤다”고 말했다.

천 연구원은 “메콩강 주변 국가의 기초 시설 및 공업화 수준이 비교적 낙후해 중국의 지본과 기술, 발전 경험 등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도 “중국에게는 일대일로(一帶一路·21세기 해양과 육지 개발 프로젝트) 건설과 산업의 저우추위(走出去·해외진출)에 유리하다”고 속내를 밝혔다.

중국은 회의 개최에 앞서 메콩강 상류 댐의 수문을 열어 하류 지역 가뭄 해갈에 나서면서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태국 일간 ‘더 네이션’은 19일 “20년 만에 최악의 가뭄을 겪는 태국 등 메콩강 유역 국가들이 중국의 댐 수문 개방으로 해갈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태국 수자원국 산하 메콩강 수자원관리사무소에 따르면 중국이 15일 윈난(雲南) 성 징훙(景洪)댐 수문을 개방한 이후 태국 북부 지역의 메콩강 수위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베트남은 중국 측의 방류로 농업용수 부족 문제가 다소나마 해결됐지만 방류량을 더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메콩강은 중국 티베트에서 발원해 미얀마, 라오스, 태국, 캄보디아, 베트남 등을 거쳐 흐른다. 중국은 이미 6개의 댐을 상류에 건설했으며 2개의 댐을 추가로 건설 중이다.

베이징=구자룡특파원 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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