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한-주일미군 겨냥 소형핵탄두 발사능력 과시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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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인근서 노동미사일 2발 쏴… 모의 탄두 실어 타격 시험 한듯

북한이 18일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평안남도 숙천 일대는 평양에서 북쪽으로 약 60km 떨어진 곳이다. 노동미사일은 최대 사거리가 약 1300km인 준중거리 미사일(MRBM)로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다. 한반도 전역은 물론이고 일본 열도의 상당 지역이 사정권에 든다.

이날 노동미사일 발사는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명령만 하면 평양 인근에서 주한미군 기지와 주일미군 기지를 핵무기로 선제공격할 수 있다는 경고가 담긴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이날 노동미사일의 사거리를 약 800km로 줄여서 발사했다. 발사 각도와 연료량을 조절해 사거리를 조정한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앞서 2014년 3월에도 북한은 고각(高角·높은 각도)으로 노동미사일을 발사해 최대 사거리의 절반인 약 650km까지만 날렸다.

군 관계자는 “북한이 그 나름의 계획과 목표를 갖고 사거리를 줄여 발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동미사일의 대남 타격 능력을 과시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히 최근 김정은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했다면서 핵 탑재 미사일의 추가 발사를 지시한 점에서 이번 발사가 핵 소형화 시험의 일환일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핵탄두를 노동미사일에 싣기 위해선 직경은 90cm, 무게는 700kg까지 줄여야 한다. 사거리를 줄이면 최대 1t급 핵탄두까지 탑재할 수 있다. 북한은 이번 발사를 통해 1t 안팎으로 경량화한 핵탄두 크기의 모의 탄두를 노동미사일에 실어 주한미군 기지와 미 증원전력이 들어오는 한국 내 주요 항구를 겨냥한 타격시험을 했을 가능성이 높다. 군 관계자는 “노동미사일의 핵탄두를 한국의 일정 고도에서 터뜨려 강력한 전자기파(EMP)를 방출해 한국 전역의 전자장비를 마비시키는 공격 시나리오를 실험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노동미사일을 발사한 데 이어 이른 시일 안으로 김정은이 지시한 ‘핵탄두 폭발시험’(5차 핵실험)도 감행할 수 있다고 군은 보고 있다. 군 정보 당국자는 “한미 정보당국이 정찰위성과 무인정찰기 등으로 함북 풍계리 핵실험장의 관련 동향을 밀착 감시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군은 북한이 잠수정(천안함 폭침)과 방사포(연평도 포격) 도발에 이어 탄도미사일로 서북도서나 전방지역에 대해 기습공격을 감행할 가능성에도 대비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은 전혀 예상치 못하다 허를 찔린 것”이라며 “북한이 미사일 도발 시 즉각적이고 치명적인 보복 계획을 실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핵탄두#노동미사일#김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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