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동강 난 새누리…친박계 최고위원 모여 김무성 강력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14시 3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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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간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원유철 원내대표 등 친박계 최고위원들이 17일 김무성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전날 김 대표가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공천관리위원회의 단수·우선 추천지역 8곳을 일방적으로 보류하겠다고 밝힌 것에 반발한 것이다. 공천 문제를 둘러싼 지도부의 계파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유승민 의원 공천 문제까지 더해지면 갈등은 극에 달할 전망이다.

김 대표가 전날 밤 매주 목요일에 열리는 정례 최고위원회의를 열지 않겠다고 통보한 것을 두고 친박계 서청원, 김태호, 이인제 최고위원 등은 17일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최고위원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선 김 대표가 전날 최고위원회의 정회 도중 기자간담회를 열어 결정되지 않은 사안을 발표한 것을 강력 비판했다. 김 대표와 가까운 김을동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원 원내대표는 간담회 직후 브리핑에서 “김 대표가 사과해야 한다는 최고위원들의 공감대가 있었다”며 “살생부 파문 때 당 대표가 향후 공관위의 독립성을 저해하는 일체 관여를 안 하겠다고 했는데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진 것은 유감”이라고 김 대표를 비판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상당히 당혹스럽고 (김 대표가) 정말 어른스럽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이날 “사과할 일이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이어 “최고위원회의를 취소한 것은 어제 경선에서 결정된 사람이 6명밖에 안 돼 오늘 경선 결과가 많이 나올 것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모아서 (논의)하기 위해 연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측근인 김학용 권성동 의원과 대책을 논의한 뒤 “당 대표로서 당헌당규를 수호해야할 의무가 있어 그 노력을 계속하겠다”며 친박계에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날 친박-비박 간 장외 설전도 벌어졌다. 컷오프(공천 배제) 된 비박계 조해진 의원과 임태희 전 의원 등이 무소속 출마 후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조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공천룰을 깡그리 무시하면서 자기가 법 인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반면 친박계 홍문종 의원은 “나름대로 원칙과 기준을 갖고 최선을 다해 만들어낸 작품이 아닌가”라고 이 위원장을 옹호했다.

송찬욱 기자 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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