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혁신]공기업 최초 성과연봉제 도입… “馬 빼고 다 바꿔”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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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부임한 한국마사회 현명관 회장은 혁신의 전도사로 불린다. 그는 2014년 3월 ‘렛츠런 혁신 경영 선포식’을 통해 한국마사회의 경영 현실을 냉정히 진단하는 한편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고객 감동 실현’, ‘경마와 기업 이미지 쇄신’, ‘책임경영체계 확립’ 등 다양한 방안을 제시했다. 제2의 창업에 버금갈 정도의 강도 높은 개혁을 거쳐 한국마사회는 새롭게 변모하고 있다.

올해 한국마사회는 기획재정부 주관으로 실시되는 ‘공공기관 고객만족도 조사’에서 98.3점을 얻어 조사 대상 24개 공기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실시한 동일한 조사에서 세웠던 역대 최고 기록 97.3점을 자체 갱신한 것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하는 ‘부패방지 시책평가’에서도 최우수등급(1등급)을 달성해 공직유관단체 Ⅲ그룹(500∼1000명 사업장)에서 1위에 올랐다. 경마 산업 침체와 국민들의 부정적인 인식으로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던 한국마사회는 어느새 선도적인 공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현 회장은 “조직 내에 ‘혁신 DNA’를 심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혁신을 즐길 줄 아는 조직문화가 정착됐다. 바로 여기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마사회는 공기업 최초로 전 직원 대상 성과연봉제를 실시했고, 직원 드래프트제도 및 저성과자 관리제도 등으로 타성에 젖어 가라앉아 있던 조직문화를 뒤흔들었다. 조직 구성원의 저항이 예상되는 파격적인 제도 도입에 앞서 현 회장은 직원들과 적극적인 소통에 나섰다.

한국마사회의 변화는 장외발매소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장외발매소는 매출의 70%를 담당하고 지역 주민과 직접 소통하는 중요한 장소인데도 그동안 열악한 환경 등으로 경마에 대한 반감을 키워왔다. 고객을 가장해 직접 장외발매소까지 찾아 실태 파악에 나선 현 회장의 주도로 장외발매소는 좌석 정원제 도입으로 고객에게 쾌적한 공간을 제공해 호평을 받았다. 장외발매소라는 명칭도 ‘렛츠런 문화공감센터’로 변경해 지역을 대표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전국 30개 센터 수백 개의 강좌를 운영해 지난해 연간 누적 이용자만 8만 명이 넘었다.

한국마사회는 경마 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경주마 능력을 지수로 평가하는 레이팅 시스템을 신설했으며 국산마의 경쟁력을 높일 목적으로 국산과 외국산 말의 통합 경주를 시행하고 있다. 해외 경마 중계로 지난해 400억 원의 해외 매출을 달성한 것도 성과로 꼽힌다. 한국마사회는 과천 ‘렛츠런파크’에 세계 최고의 말 테마파크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현 회장은 “앞으로도 고객의 눈으로 모든 것을 바라보며, 이를 통해 고객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사랑스러운 공기업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정말 말(馬) 빼고 모든 것이 다 바뀐 한국마사회를 보여드릴 수 있을 때까지 앞으로도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공공기관 혁신#한국마사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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