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에 입당한 정동영 전 의원이 19일 옛 지역구이자 고향인 전북 전주시 덕진구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정 전 의원으로선 네 번째 ‘고향 출마’다. 전주 덕진 현역 의원은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다.
정 전 의원은 이날 전북 순창군 복흥면 마을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치적 모태인 전주덕진에서 목소리 없는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며 “국민의당 동지들과 함께 전북 정치를 복원하고 호남 정치를 부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민주, 평화, 복지 이것은 진보정치다. 호남 정치의 가치, 호남 정치의 부활이야 말로 시대정신”이라며 “정동영이 맨 앞장에 서겠다. 국민의당을 통해서 호남 정치 부활시키겠다는 약속 드린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불평등 해소와 격차사회 해소가 제 정치의 제1지침”이라며 “동지들과 함께 ‘불평등시정 초기3법’ 제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공정임금법, 반값 아파트 특별법 부활, 건설회사 직접 시공제 등을 내세웠다. 그는 “불평등해소 호남정치부활, 개성공단 부활, 이것은 제가 정치하는 목표”라며 “이를 위해 모든 것을 부어 넣겠다”고 강조했다.
전주 덕진에서 15대와 16대 국회의원 선거와 18대 재보궐 선거 때 압도적 몰표로 당선된 정 전 의원은, 18대 서울 동작 을, 19대 서울 강남 을, 그리고 19대 재보궐 서울 관악 을에선 모두 낙선했다. 서울에서 정치적 입지를 잃은 그가 또다시 ‘고향 출마’라는 쉬운 길을 택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정 전 의원 역시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 듯 “많은 사람이 왜 고향에 출마하느냐고 묻는데, 달성에서 5번이나 출마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왜 고향에 출마하느냐고 묻는 사람은 없었고,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이 고향에서 출마할 때도 왜 출마하느냐고 묻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정 전 의원의 덕진 출마 선언으로 먼저 이 지역에 출사표를 던진 국민의당 통일위원장 김근식 경남대 교수와 경선이 불가피해졌다. 김 교수를 넘어서더라도 전주고·서울대 후배인 이 지역 현역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과 진검승부를 펼쳐야 한다.
김근식 교수는 “정 전 장관의 백의종군이 전주 덕진구 출마라는 게 의아하기는 하지만, 정 전 장관과 아름다운 경선을 만들어 가겠다”며 당 지도부의 전략공천 여지를 미리 차단했다.
김성주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 전 의원을 ‘낡은 정치’, ‘분열의 정치’, ‘떴다방 정치’라며 원색 비난했다. 김 의원은 “정 전 장관이 순창에 내려올 때부터 씨감자 재배가 아니라 덕진 출마가 목표였다는 것은 숨길 수 없는 사실”이라며 “낡은 정치, 분열의 정치와 한판 싸워 멋지게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정 전 의원의) 전주 덕진 출마는 더 이상 야권 지도자이기를 포기하는 것”이라며 “백의종군하는 험지 출마가 아니라 3번 당선시켜준 양지로 돌아오는 것에 불과하고, 가장 쉬운 곳에서 안전하게 4선에 도전해 금의환향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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