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전문가 “한중 통일 논의, 쉽지 않을것”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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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대통령 訪中이후]
북한 반발 초래 등 성과 회의적… 日은 지나친 한중 밀착에 경계

중국 전문가들은 “한반도 평화통일 문제를 중국과 논의하겠다”는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국의 통일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고려할 때 과연 통일 논의가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 수 있을지, 어떤 성과를 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의 대표적 한반도 전문가인 조호길 중앙당교 교수는 6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남북한의 통일 문제를 중국이 한국과 만나 논의한다는 것은 중국의 외교정책으로 볼 때 매우 힘든 일”이라며 “북한과도 관련 있는 내용을 중국이 한국하고만 만나 얘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중국이 한반도의 자주적인 평화통일을 지지하고, 더 나아가 통일 과정에 도움을 주는 것까지는 생각할 수 있지만 중한 정부 당국자가 어느 수준에서건 만나 남북통일을 논의한다는 것은 북한을 기분 나쁘게 하는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 내 외교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한편으로는 이해를 표명하면서도 한중 간 지나친 밀착을 경계하는 분위기였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현실적으로 중국이 북한에 압도적 영향력이 있어 그렇겠지만 일본으로서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기미야 교수는 “중국은 기본적으로 남북 등거리 외교 방침을 고수하고 있으니 지나치게 한중 밀월에 치우쳐 미국과 일본의 힘을 이용한다는 전략적 선택치를 스스로 좁힐 필요는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의 대표적인 북한 전문가인 히라이와 슌지(平巖俊司) 간세이가쿠인대 교수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일본의 반대를 뿌리치고 중국에 간 데 대한 성과물로서 어필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본 외교가 일각에서는 박 대통령의 언급이 원론적인 발언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한 일본 외교 당국자는 “중국은 북한을 제치고 한국과 통일 문제를 논의하면 북-중 관계가 파탄날 수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학자들 간의 논의는 몰라도 정부 차원의 본격적인 대화는 간단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구자룡 bonhong@donga.com / 도쿄=배극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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