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손혜원 홍보위원장 칭찬? 디스? 애매한 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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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8월 5일 14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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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왼쪽)과 손혜원 홍보위원장. 동아일보 DB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왼쪽)과 손혜원 홍보위원장. 동아일보 DB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지낸 박지원 의원이 얼마 전 영입돼 통통 튀는 행보로 주목받고 있는 손혜원 홍보위원장에 대해 ‘칭찬’인 듯 ‘디스’인 듯 성격이 모호한 글을 올려 그 배경이 주목된다.

박 의원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손 위원장이 7000만 원 짜리 시계를 차고 다니고 가지고 있는 시계 값만 20억 원 쯤 될 거라고 추정하는가 하면, 나전칠기 작품 70억 원어치를 구매해 개인 소유 빌딩에 보관하고 있다는 소개하는 등 굳이 일반에 알릴 필요 없는 사적인 부분까지 소개해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손 위원장을 ‘문빠(문재인빠)’로 생각했다고 밝혀 편 가르기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빠’는 특정인에게 심하게 빠져 있는 사람을 비하해 부르는 비속어다.

박 의원은 “손혜원! 새정치연합에 새사람이 와서 새롭게 당을 만들고 있다. 저와는 아무런 인연이 없지만 그 분을 좋아하고 소위 필이 꽂혔다”며 “점심식사를 포함해 세 차례 만났고 총 대화시간은 3시간 여”라고 밝혔다.

그는 손 위원장에 대해 “프로답게 당당하고 간결하면서도 알기 쉽게 대화를 이끌고, 군살을 붙이지 않는 말솜씨에 제가 압도당했다. 제 말을 경청하면서도 당신의 결론대로 끌고가는 선수였다. 설득의 기술에 탄복했다”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손 위원장은) ‘브랜드 네이밍’(작명)으로 돈도 많이 벌었지만 지금은 무수입자이며, 통영시와 일하며 나전칠기에 매료돼 17세기 때부터 현대 작품까지 70억 원(어치) 구매해 소유한 빌딩에 나전칠기 개인 박물관을 소유하고 있다”며 손 위원장의 ‘재력’까지 일부 공개했다.

이어 “나전칠기 도록을 사비로 제작, 해외 한국문화원에 배포해 초청 전시를 위해 문화부에서 7억 5000만 원의 예산 지원을 확보했으나 새정치연합으로 오면서 스스로 포기하고 사비 2억 원을 썼지만 그것도 무효가 됐다”며 “차고 있는 시계가 7000만 원짜리(라고 하더라). 시계 컬렉터(수집가)로, 30여개 가지고 있다니 20억 원?”이라고 덧붙였다.

박 의원은 그런 손 위원장이 “(당에서) 땡전 한 잎 안 받지만 정권교체를 위해 왔노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 의원은 손 위원장이 문재인 대표 부인과 중·고교 동기이고 남편은 고 김근태 전 장관과 친구라고 친분관계를 언급한 뒤 새정치연합 홍보위원장을 맡게 된 배경에 대해 “지난 대선 때 문 대표를 돕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저는 손 위원장은 ‘문빠’라고 생각했다”며 “문재인 박지원 셀프디스(일종의 자아비판)와 문재인을 디스하세요 페북의 디스 사항들을 꼭 고치겠다고(하면서), 박지원을 디스하세요를 말하면서는 세상이 변했으니 ‘문재인을 도우라’고 하기에 ‘문재인이 바뀌어야 한다’고 하니 실망스러운 표정으로 ‘꼭 두 분이 손잡으라’고 강요?”라고 대화 내용을 전했다.

박 의원은 “(손 위원장은) 당신의 정치계획도 거침없이 설파했다”며 “저는 손 위원장을 좋아하고 더 많은 대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사적인 내용을 언급한 것에 대해 “어차피 알려지니 그냥 이해하시라”고 양해를 구했다.

이 글과 관련, 손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여기 온 지 한달 됐는데 ‘아군은 없구나’란 생각을 했다”면서도 “좋은 말로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를 칭찬하는 얘기로 듣겠다”고 받아넘겼다.

박 의원이 자신을 ‘문빠’로 칭한데 대해선 웃으며 “친노라고 안 해 준 게 감사하다”며 “(일부 글 내용이) 사실 아닌 부분들도 있고 불편하지만, 그것들도 제 실수”라고 밝혔다.

손 위원장은 크로스포인트란 회사를 운영하며 기업이나 상품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CI(Corporate Identity), BI(Brand Identity) 디자인을 비롯해 히트 브랜드를 잇달아 성공시켜 브랜드업계에선 ‘미다스의 손’으로 통한다.

소주 ‘참이슬’ ‘처음처럼’ 김치 ‘종가집 김치’ 화장품 ‘이니스프리’ 아파트 ‘힐스테이트’ 세탁기 ‘트롬’, 커피전문점 ‘엔제리너스’ 등이 그의 손을 거쳤다.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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