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십 실종된 새정치聯의 민낯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7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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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희 “왜 반말하세요!”… 이용득 “씨×, 내가 반말도 못해”
회의 도중 최고위원끼리 막말-고성… 문재인,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봐

“왜 반말하세요!”(새정치민주연합 유승희 최고위원)

“씨×, 내가 반말도 못해!”(이용득 최고위원)

22일 새정치연합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는 낯 뜨거운 ‘막말’ 설전이 벌어졌다. 문재인 대표가 버젓이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다.

유 최고위원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정봉주는 사면 1호가 돼야 한다”며 BBK 사건 의혹을 제기해 온 정봉주 전 의원의 특별사면을 거듭 촉구했다. 회의가 비공개로 전환된 이후에도 그는 정 전 의원 특사를 계속 주장했다. 박근혜 정부의 특사에 대해 부정적인 당의 뜻과 배치되는 발언이었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이 “왜 당을 갖고 물고 늘어지냐. 당이 싫으면 당을 떠나면 되지”라고 목소리를 높인 것이다. 도중에 입에 담기도 힘든 욕설이 오갔다.

문 대표가 자리를 지키고 있었지만 두 최고위원의 고성이 오가면서 회의장은 난장판이 됐다. 문 대표는 씁쓸한 표정으로 지켜보기만 했다고 한다. 익명을 요구한 당 관계자는 “당이 혼란스러울수록 문 대표가 전면에서 최고위원 한 명 한 명을 만나 설득해야 하는데 문 대표에게선 그런 모습을 찾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당 안팎의 지적을 의식한 듯 문 대표는 이날 당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냈다. 문 대표는 서한에서 “최근 당 일각의 (탈당 등) 상황에 대해 우려가 많겠지만 단언하건대 분당은 없다. 통합만이 있을 뿐”이라며 “지역 정서에 기대어 분열로 정권교체의 희망을 무산시키려는 어떤 시도도 민심의 호응을 얻지 못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비노(비노무현) 진영의 신당 논의에 대해 모처럼 공개 경고장을 보낸 것이다. 이어 그는 “나의 임기는 총선까지다. 마지막 죽을 고비에서 장렬하게 산화할 각오로 총선을 이끌고 그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추가 당직 인선을 발표했다. 신설된 조직본부장은 비노계인 박지원 의원과 가까운 이윤석 의원(전남 무안-신안)이 맡았다. 20대 총선에서 후보 공천 실무를 담당할 핵심 보직을 신당 바람의 근원지인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의원에게 맡겼다. 민생본부장에는 김한길 의원과 가까운 정성호 의원(경기 양주-동두천)이 발탁됐다. 사무총장에서 물러난 범친노계 최재성 의원은 인사·재정을 총괄하는 총무본부장에 임명됐다.

이를 두고 수도권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당내 계파 간 갈등은 뿌리가 깊은 상황”이라며 “문 대표가 지금처럼 불안한 리더십을 계속 보여준다면 10월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문 대표 지도부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노아름 인턴기자 경희대 철학과 졸업

[새정치민주연합 최고위원 막말 공방 관련 반론보도문]

지난 7월 23일자 「리더십 실종된 새정치聯의 민낯」 제하의 기사와 관련해, 유승희 최고위원 측은 “이용득 최고위원을 비판하며 언쟁한 사실이 없고, 그가 일방적으로 반말을 하거나 고함을 지르고 욕설을 했을 뿐이다”라고 알려왔습니다.

이 보도는 언론중재위원회 조정에 따른 것입니다.

#리더십#새정치민주연합#유승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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