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팽목항 찾아 “빠른 시일내 세월호 선체 인양”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6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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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참사 1주년을 맞아 “선체 인양을 진지하게 준비해야 한다”며 “필요한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선체 인양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전남 진도군 팽목항을 찾아 세월호 참사 1주년을 추모하면서 “아직도 사고 해역에는 9명의 실종자가 있다. 정부는 실종자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모든 조치를 다해나가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6일 “선체 인양이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결론이 나면 선체 인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밝힌 지 열흘 만에 선체 인양을 공식화했다. 세월호 침몰로 실종자를 포함해 모두 304명이 희생됐다.

이어 박 대통령은 “우리 국민은 오랜 역경과 시련 속에서도 그것을 극복하며 기적의 역사를 써왔다”며 “이제 세월호의 고통을 딛고 그 역경과 시련을 이겨내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가는 길에 나서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국민 간 갈등과 반목이 깊어지는 데 대해 우려를 나타낸 것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 팽목항에 도착해 분향소에서 헌화와 분향을 하려 했지만 분향소 문 앞에 책상과 실종자 사진 패널들이 놓여 있어 분향소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이 박 대통령의 분향에 반대하며 가져다놓은 것이었다.

박 대통령은 함께 간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과 전 해수부 장관인 이주영 의원에게서 실종자들의 사연을 전해들은 뒤 발길을 돌렸다.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직접 만나 위로하려던 계획도 취소됐다. 박 대통령은 팽목항 방파제 앞에서 대국민 발표문을 읽은 뒤 20여 분만에 상경했다. 박 대통령이 팽목항을 찾은 것은 참사 초기 두 차례를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박 대통령은 발표문에서 “갑자기 가족을 잃은 고통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고, 그 아픔이 지워지지 않고 늘 가슴에 남아 삶을 고통스럽게 하는 것도 제 삶을 통해 느껴왔다”며 부모를 흉탄에 잃은 자신의 경험을 들어 유가족 및 실종자 가족들을 위로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가신 분들의 뜻이 헛되지 않도록 그분들이 원하는 가족의 모습으로 돌아가서 고통에서 벗어나 용기를 가지고 살아가시기를 바란다”며 “좌절은 희망을 잃게 하고 삶을 더욱 힘들게 만든다. 우리 스스로 마음을 다시 일으켜 세워 살아나가야만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으로 이동해 남미 순방의 첫 번째 방문지인 콜롬비아의 수도 보고타로 향했다. 박 대통령은 9박12일 일정으로 콜롬비아와 페루, 칠레, 브라질을 방문한 뒤 27일 오전 귀국한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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