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국회연설 후폭풍… 새누리, 정책노선 논쟁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4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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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발언 책임져야” 각 세워… 정두언은 “우리가 뽑은 대표” 두둔
김무성 “당내 합의 반드시 거쳐야”

보수 진영에 대한 자아비판으로 주목받은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놓고 여권 내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도가 지나쳤다”며 일제히 날을 세워 정책노선을 둘러싼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다.

박근혜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새누리당 이정현 최고위원은 9일 라디오 방송에서 유 원내대표의 연설에 대해 “당내 조율 과정이 완전히 끝나지 않은 사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고 지적하며 “그것에 대한 책임이나 이런 부분은 본인이 져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친박계 홍문종 의원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어 “대중적 인기에 집착하면 당 전체를 희생해 자기 개인의 인기가 올라가는 그런 느낌을 주변 사람들이 받을 수 있다”면서 “당의 입장을 고려해 이야기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안타깝다”고 비판했다.

김무성 대표도 “국회에서 합의하기 전에 우리 당내에서도 합의하는 단계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는 말로 불편한 심정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선별적 복지 쪽에 무게를 두고 있는 반면 유 원내대표는 ‘중부담-중복지’를 핵심으로 한 복지 확대에 가깝다.

반면 내년 총선, 내후년 대선에서 이기려면 경제나 복지 분야에서 현재보다 ‘좌(左)클릭’해 ‘중원’을 공략해야 한다는 유 원내대표의 변화 시도를 지지한다는 의원도 적지 않다.

정두언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유 원내대표는 우리가 뽑은 대표가 아니냐”고 반문하며 “원내지도자가 발언을 했으면 그건 분명 당의 입장이고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정미경 의원도 라디오 방송에서 “보수든 진보든 늘 변화해야 하고, 변화가 없으면 죽는 것”이라며 “정책 변화가 생존의 필수 전략이라는 데 유 원내대표가 방점을 찍었다”고 말했다.

이현수 기자 soo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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