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활동 당내논의 거쳐라” 문재인, 정청래에 ‘옐로카드’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13일 20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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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공개석상에서 정청래 최고위원을 향해 ‘옐로카드’를 뽑아 들었다.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 참배를 겨냥해 ‘히틀러 묘소 참배’에 비유하는 등 도가 지나친 언사를 계속하고 있는 정 최고위원에 대한 불편한 심경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정 최고위원은 13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음날 진도 팽목항에서 열리는 ‘세월호 인양촉구 범국민대회’를 소개하며 “문재인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많은 국민들께서 함께 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자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의 발언 순서가 끝난 뒤 “하나만 정리하겠다”며 말을 꺼냈다. 앞서 가장 먼저 발언을 마쳤던 그는 “(14일) 팽목항을 방문할 계획이고 가능하다면 유족대표들과 만나는 자리가 있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러나 세월호 범국민대회에 참석한 것은 결정된 바 없다”고 정정 발언을 했다.

이어 문 대표는 개별행동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도 던졌다. 문 대표는 “최고위원들이 대외 행사에 참석하면 당을 대표한다는 성격을 가지기 때문에 당내 논의가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월호 범국민대회에 참석하면서 사전에 상의하지 않은 정 최고위원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정 최고위원은 문 대표가 취임 후 첫 일정으로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것을 히틀러 묘소와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빗대 파문을 일으켰다. 특히 두 전직 대통령 참배를 놓고 의견이 엇갈리면서 2·8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5명의 최고위원이 모두 불참하는 등 ‘엇박자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문 대표는 이날 ‘통합 행보’의 일환으로 전대 이후 닷새 만에 박지원 의원과 만났다. 문 대표는 박 의원에게 전임 지도부가 참여하는 원탁회의에 참여해줄 것을 제안했고, 박 의원도 “집권을 위해 평당원으로서 제 몫을 다해 돕겠다”며 수락했다. 문 대표는 “경쟁했던 분들과 단합하며 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앙금은 쉽게 풀리지 않는 분위기였다. 박 의원은 지도부의 당직 인사에 대해 “문 대표가 (당선 후) 저에게 전화를 걸어 ‘호남을 적극 배려하겠다’, ‘인사 등 모든 문제를 상의하겠다’고 해놓고 정작 사전에 협의가 없었다. 나는 아무것도 몰랐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박 의원은 이어 “다 끝내놓고 무엇을 협의하겠다는 건지 대단히 유감스러운 일”이라며 “야당에서 이런 일은 없었다”는 비판도 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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