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언론사 보도 막았다”… 녹취록 공개되자 “대오각성”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7일 03시 00분


코멘트

李 “편한 자리서 한 발언… 사과”, 해당 방송사 관계자들은 외압 부인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가 후보자 지명 이후 언론사 간부에게 전화해 자신에 관한 의혹 제기를 하지 못하도록 막았다고 KBS가 6일 보도했다.

이날 KBS가 공개한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방송사 간부인) ○○○에게 ‘야 우선 저 패널부터 막아’ 그랬더니, ‘지금 메모 즉시 넣었다’고 그래가지고 빼고 이러더라”고 말했다. 이 후보자의 이 같은 발언은 지난달 말 몇몇 기자들과의 식사 자리에서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S는 이어 “이 후보자가 동석한 기자들에게 해당 언론사 간부들에게 얘기해 인사에 개입할 수 있다는 취지의 발언도 했다”고 보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윗사람들하고 다 내가 말은 안 꺼내지만 다 관계가 있어요. 어이 이 국장, 걔 안 돼, 해 안해? 야, 김 부장 걔 안 돼, 지가 죽는 것도 몰라요. 어떻게 죽는지도 몰라”라고 말했다.

KBS는 “(하지만) 보도를 막은 것으로 거론된 한 언론사 간부는 이 후보자의 전화를 받은 적은 있지만 방송을 막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또 다른 언론사 간부는 “이 후보자의 말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통화 사실 자체를 부인했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새정치민주연합 김경협 의원은 “이 후보자가 자신의 부동산 투기 의혹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통제한 의혹이 있다”며 사실상 자진 사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자신에게 제기되는 각종 의혹에 대해 ‘방송 보도를 통제하고 언론을 회유·협박했다’는 매우 신빙성 있는 제보가 접수됐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밤 보도 참고자료를 내고 “거칠고 정제되지 못한 표현을 사용한 것은 부덕의 소치”라며 “편한 자리에서 한 발언이나 공직후보자로서 경솔했을 뿐 아니라 국민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린 데 대해 대오각성하는 마음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강경석기자
#이완구#언론사#녹취록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