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살살 좀 하라”… 劉 “靑 팔지 말라”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2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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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새누리 원내대표 경선
초박빙 승부… 부동표 잡기 안간힘
친박이냐 비박이냐… 당청 전환점

이주영 후보, 유승민 후보
이주영 후보, 유승민 후보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D-1인 1일. 이주영, 유승민 후보는 현장 방문, 전화 득표전, 기자회견 등 가용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 막판 ‘부동표’ 잡기에 안간힘을 썼다.

원내대표 출사표를 낸 유승민 의원은 지난달 31일 부산과 경기를 오가며 지지를 호소했고, 이주영 의원의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후보로 나선 홍문종 의원도 같은 날 부산에서 열린 의원들 모임에 참석해 한 표를 호소했다.

1일 오전에는 양측 모두 중앙당사에서 경쟁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날카롭게 맞섰다. 이 의원은 청와대의 기조와 호흡을 맞췄고, 유 의원은 청와대와 각을 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했다.

먼저 기자회견을 한 이 의원은 “지금처럼 개헌 논의가 흩어진 상황에서는 동력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시기와 개헌 내용에 대한 합의가 선결과제”라고 말했다. 반면 유 의원은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진지한 개헌 논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위기를 돌파하겠다며 대통령을 밀쳐내는 것은 위기 극복이 아니다”면서 당청 ‘결속’을 강조했다. 반면 유 의원은 “정부와 청와대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닌 국민이 듣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도록 당정청 관계를 가져나갈 것”이라고 맞섰다.

미묘한 신경전도 벌어졌다. 이 의원이 기자회견장에 들어서는 유 의원에게 악수를 건네며 “살살하라”고 견제구를 날렸다. 그러자 유 의원은 홍 의원을 붙잡고 “청와대를 팔지 말라”고 했다. 웃음기를 띤 농담조였지만 뼈있는 내용이었다.

현재 판세는 초접전 양상이다. 양측은 서로 승기를 잡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30표 안팎의 부동표에 승패가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주말 동안 경선에 출마자를 내지 않은 강원과 충청권 의원들에 대한 전화 접촉도 치열했다고 한다. 박심(朴心·박근혜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싸고도 서로 우리 편이라며 기 싸움이 한창이다.

2일로 예정된 국무회의를 3일로 연기한 상태에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김희정 여성가족부 장관 등 내각 겸직 의원들이 투표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역시 이임 인사를 한다는 명분으로 의원총회장을 들를 예정인 가운데 한 표를 행사할지 주목된다.

이현수 soof@donga.com·홍정수 기자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이주영#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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