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은, 친분 기업 ‘비자금 금고’로 활용 의혹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6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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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억 뭉칫돈 중 일부 흘러나와… 검찰, 대한제당 돈흐름 추적
‘쪼개기 후원’ 등 4, 5개社도 수사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착잡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박 의원은 운전사가 3000만 
원이 든 가방을 검찰에 신고하고 아들 자택에서 현금 6억 원이 발견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참석해 착잡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아 있다. 박 의원은 운전사가 3000만 원이 든 가방을 검찰에 신고하고 아들 자택에서 현금 6억 원이 발견돼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을 받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검찰이 새누리당 박상은 의원(65·인천 중-동-옹진)의 아들 집을 압수수색하면서 발견한 현금뭉치 6억여 원 중 일부가 박 의원과 친분이 있는 기업에서 나온 돈임을 확인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박 의원은 대한전선에 입사해 대한제당의 대표이사 사장을 지낸 기업인 출신이다.

인천지검 해운비리특별수사팀(팀장 송인택 1차장)은 대한제당을 비롯해 박 의원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회사들의 자금이 수시로 박 의원 측으로 흘러들어가 정치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자금의 흐름을 쫓고 있다.

검찰은 아들 집에서 발견된 6억여 원, 여러 기업에서 흘러들어간 고문료 명목의 1억여 원, 박 의원의 운전사가 검찰에 신고한 3000만 원, 보좌관의 월급 대납금 등 박 의원을 둘러싼 돈의 출처와 보유 경위 등을 핵심 수사 대상으로 꼽고 있다.

특히 박 의원이 이사장으로 있는 한국학술연구원이 20∼30개 기업으로부터 행사 협찬금, 기부금 형식으로 돈을 모으는 데도 대한제당 관련 기업들이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원의 집안 사정을 잘 아는 정치권 관계자는 “대한제당 측이 박 의원이 활동하는 데 지속적으로 도움을 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한국학술연구원에 모인 자금 중 일부가 박 의원의 후원회 사무국장 김모 씨의 월급 등에 사용된 것을 확인했으며 정치활동에도 쓰였는지 확인 중이다.

17일 검찰이 압수수색한 4,5개 업체도 박 의원과 인연이 있는 인천 지역의 기업들이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박 의원에게 고문료 명목으로 1억 원에 가까운 돈을 건넸고, 이것이 불법 정치자금으로 활용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다.

박 의원의 경제특별보좌관 월급을 대납했다는 세종기업은 인천 지역의 전기 장비 설치 업체다. 검찰은 보좌관 월급 대납이 석모도 돌산 개발사업과 관련한 이권 청탁과 연계돼 이뤄졌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박 의원에게 뇌물수수죄를 적용할 수 있는지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박 의원에 대한 ‘쪼개기 후원금’ 의혹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오른 동국제강도 인천에 주요 사업장이 있다.

한편 박 의원의 전 비서 장관훈 씨(42)는 17일 본보 기자와 만나 박 의원이 최측근을 통해 ‘월급 일부를 후원금으로 낸 것은 자발적 행동’이라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A4용지 1장 분량의 문서에는 “국회의원 박상은의 전 비서 저 장관훈은 2013년 4월 퇴직 이후 저의 급여를 두세 번 사무실에 반납한 사실이 있고, 후원금 납부는 자발적인 행동이었음을 확인합니다”라고 적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 씨는 서명을 거부했다.

장 씨는 2012년 9월부터 8개월 동안 박 의원의 비서로 일하며 국회에서 받는 월급 일부를 떼서 880만 원을 후원금으로 내도록 강요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지난해 4월 말 그만뒀지만 박 의원이 서류상 현직으로 등록해두고 올해 1월까지 장 씨 명의로 지급된 급여 2380만여 원을 고스란히 챙겼다고 주장했다. 장 씨가 제시한 통장 거래 명세에는 국회로부터 비서 급여가 들어오면 며칠 뒤 똑같은 액수가 출금돼 있었다.

박 의원 측은 지역구 내 구의원 공천 문제로 갈등이 있던 장 씨가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스스로 사실확인서를 만들어 가져왔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실 관계자는 “장 씨가 재직 중 낸 880만 원은 후원계좌로 입금했고 영수증도 끊어갔다”며 “장 씨가 후원금을 계속 내길래 박 의원이 ‘무슨 돈이 있어 후원금을 내냐’는 말까지 했다”고 해명했다.

최우열 dnsp@donga.com / 인천=조동주 기자
#박상은#비자금#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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