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차떼기’ 수사… 대선때 與정치쇄신 공약 주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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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내각 개편/새 총리 안대희]
안대희 총리 후보자는 누구

대선때 朴캠프 합류 2012년 10월 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치쇄신 심포지엄에서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안대희 당시 정치쇄신특위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DB
대선때 朴캠프 합류 2012년 10월 9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새누리당 정치쇄신 심포지엄에서 대선후보였던 박근혜 대통령이 안대희 당시 정치쇄신특위 위원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동아일보DB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2012년 대통령 선거 때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장을 맡으면서 단 한 번도 새누리당의 상징인 빨간 점퍼를 입은 적이 없다. 회의 때 빨간 점퍼를 입지 않는 유일한 사람이었다. 안 후보자는 그 이유로 “나는 새누리당 당원이 아니다. 박근혜 대선 후보의 진정성을 믿고 정치쇄신을 하러 왔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의 이런 고집은 박근혜 대통령이 국가 대개조의 적임자로 낙점한 원동력이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 노무현 전 대통령과 사시 동기

안 후보자는 1955년 경남 함안 출신이다. 경기고를 거쳐 서울대 법대에 입학했다. 1975년 사법시험(17회)에 최연소(20세) 합격한 뒤 대학을 중퇴하고 사법연수원으로 갔다. 사시 동기 중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절친’으로 지내는 새누리당 진영 의원이 있다.

연수원을 마친 뒤 검사를 택했다. ‘역동적’이란 게 이유였다. 대검찰청 중수 1·3과장,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특수 1·2·3부장, 대검 중앙수사부장 등을 거치면서 최고의 특별수사통으로 명성을 쌓았다. 2003년 8월∼2004년 5월 대검 중수부장 시절 지휘한 불법 대선자금 수사는 ‘국민 검사’라는 영예로운 별명을 안겨줬다.

그러나 적도 많이 생겼다. 한나라당 ‘차떼기’ 수사를 하면서 한나라당 대표를 지낸 서청원 새누리당 의원을 구속했고, 당시 현직 대통령이었던 노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들을 줄줄이 구속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안희정 충남도지사 후보가 대표적 사례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숨겨진 자금을 찾아내 환수 조치하기도 했다. 결국 그는 검찰총장이 되지 못했다. 안 후보자는 사석에서 검찰총장직에 대한 미련을 피력하기도 했다.

○ 대선 앞두고 삼고초려 영입


박 대통령과 안 후보자의 직접적 인연은 대통령의 삼고초려(三顧草廬)로 시작됐다. 2012년 7월 10일 대법관직을 마치고 미국 스탠퍼드대 객원교수로 갈 예정인 안 후보자를 박 대통령이 잡았다. 2012년 7월 대선 출마를 선언하면서 안 후보자를 정치쇄신 관련 기구의 수장으로 염두에 뒀던 것. 안 후보자는 박 대통령과의 두 차례 만남에서 조건을 걸었다. 정치쇄신에 관한 전권을 줄 것과 측근이나 가족은 물론이고 대통령도 비리 발생 시 척결 대상으로 삼겠다는 내용. 이에 대한 확답을 받고야 대선 캠프 정치쇄신특별위원장직을 받아들였다. 2012년 9월 인혁당 사건과 5·16군사정변 등 과거사 문제로 박 대통령이 곤경에 처했을 때 “과거사를 털어내야 한다”고 진언한 사람도 안 후보자였다.

그해 10월 한광옥 전 새천년민주당 대표를 국민대통합위원장으로 임명하는 안을 두고는 박 대통령과 정면으로 부딪쳤다. 박 대통령은 호남 출신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한 전 대표를 동서화합의 상징으로 영입했지만 안 후보자는 강력 반대했다. 안 후보자는 대검 중수부장 시절 나라종금 퇴출 저지 로비 의혹 사건으로 한 전 대표를 구속한 바 있다. 결국 박 대통령은 한 위원장을 수석부위원장으로 하향 조정해 안 후보자의 면을 세워줬다. 이 일은 박 대통령의 측근들로부터는 “언제든 대통령을 칠 수 있는 사람”이라는 불신을, 대중적으로는 “강골”이라는 평가를 받게 하는 양날의 칼로 작용했다.

○ 차기 대선주자로 부상?

안 후보자는 대선 하루 전날 새누리당 당사에 있던 사무실에서 철수한 뒤 단 한 번도 당사를 찾은 적이 없다. 정치권 주변을 기웃거리지 않겠다는 의지였다. 사석에서는 “박 대통령이 잘되기를 간절하게 바란다. 변호사 사무실을 낸 것만으로도 자리는 받은 것”이라는 말을 해왔다. 안 후보자는 50대 후반. 대선주자군이 두텁지 않은 여당 안팎에선 벌써 차기 대선주자로 급부상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안대희 국무총리 후보자는 >

△경남 함안, 59세 △경기고, 서울대 법대 중퇴 △1975년 사시 17회(사법연수원 7기) △1996년 7월∼1998년 3월 서울지검 특수1·2·3부장 △2003년 3월∼2004년 6월 대검 중앙수사부장 △2005년 4월∼2006년 7월 서울고검장 △2006년 7월∼2012년 7월 대법관 △2012년 8월∼2012년 12월 새누리당 정치쇄신특별위원회 위원장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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