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靑 찾아간 안철수, 朴대통령 면담 요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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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문전박대 동정표 노린 정치쇼”
심상정 “호랑이굴 들어간 사람들… 호랑이 안잡고 호랑이 돼 나타나”

새정치민주연합 안철수 공동대표가 4일 청와대를 예고없이 방문해 박근혜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청했다. 청와대 측은 일단 부정적 입장을 밝혔고 새정치연합 내부에서는 좀더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 4월 국회에서 여야 대치가 불가피해 보인다.

안 대표는 오전 11시 20분경 면회실을 찾아 면담신청서를 작성했다. 방문 대상에는 ‘박근혜 대통령’, 방문 사유에는 ‘기초선거 공천 폐지를 비롯한 국정현안 긴급 논의’라고 각각 적었다. 그러나 박 대통령과의 면담은 성사되지 않았고 안 대표는 면회실로 찾아온 박준우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15분간 대화를 나눴다.

안 대표는 “정당공천 폐지 문제를 빼고도 민생현안, 국방안보 현안 등이 있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실마리가 풀릴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며 “7일까지 가부(可否)를 말해주기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에 박 수석은 “대통령은 기초선거 공천 폐지는 공직선거법을 고쳐야 하는 문제이기 때문에 여야가 합의를 이루면 거기에 따르겠다는 뜻이다. 여당과의 논의가 먼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7일까지 알려드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어쨌든 답을 드리겠다”고 했다.

새누리당 함진규 대변인은 “문전박대 정치쇼를 벌여 동정표를 얻어 보겠다는 심사가 아니냐”고 비꼬았다.

이런 가운데 새정치연합 신경민 우원식 양승조 최고위원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 당력을 집중해 싸워야 한다. 199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은 13일간 목숨을 건 단식을 통해 풀뿌리 지방자치선거 제도를 만들어냈다”며 ‘단식농성’을 언급했다. 우 최고위원은 ‘김한길 안철수 두 공동대표에게 단식, 장외농성 등을 주문한 것이냐’는 질문에 “다 해보고 안 되면 그때 가서 얘기하겠다. ‘데드라인’은 7일”이라고 답했다.

강기정 오영식 윤호중 의원 등 친노(친노무현), 486이 주축이 된 의원 28명은 성명을 내고 “김, 안 대표를 중심으로 지도부는 기초선거 정당공천폐지 입법화를 위한 대여 협상을 즉각 제안하라”고 주장했다.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도 국회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기초정당공천제 폐지는 책임정치를 포기하는 반(反)정치”라며 안 대표에게 각을 세웠다. “호랑이굴로 들어간 수많은 착호갑사(捉虎甲士·범을 잡기 위해 배치한 사병)들이 호랑이를 잡은 게 아니라 스스로 호랑이가 되어 나타났다. 안 대표는 선택에 대한 책임을 실천으로 보여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황승택 기자 hstneo@donga.com
#청와대#안철수#박근혜#면담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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