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비방중단 합의와 별개로 軍차원 대북심리전 지속 강화”

  • 동아일보

軍 당국자, 역량확대 방침 밝혀

남북이 14일 고위급 회담에서 상호 비방 및 중상 중단에 합의했지만 군 당국은 대북 심리전 활동은 지속적으로 강화하기로 했다.

군 고위 당국자는 16일 “상호 비방, 중상 중단과 군 차원의 대북 심리전은 전혀 별개의 사안”이라며 “올해부터 군 차원의 대북 심리전 능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본격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을 활용한 북한의 대남 사이버 심리전이 갈수록 노골화함에 따라 이에 맞서는 대북 심리전 역량도 확대하라는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뜻도 반영됐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현재 대북 심리전의 대표적 2대 유형은 △‘자유의 소리’라는 FM 라디오 방송 △인터넷 심리전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단행된 5·24 조치(대북 교역 및 신규투자 금지)에 따라 재개된 심리전들이다. 당시 군은 대북 심리전의 하나로 비무장지대(DMZ) 인근에 대형 확성기를 설치했지만 북한군의 ‘조준 격파’ 위협으로 군사적 충돌 우려가 커져 실제 방송은 하지 않고 있다.

군 당국은 올해 키리졸브(KR)와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한미 연합군사연습에서 대북 심리전의 연합작전 비중을 크게 늘리기로 했다. 24일부터 시작되는 키리졸브 연습에는 예년보다 더 많은 미국 합참과 육군의 심리전 전문가들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들은 한국군 심리전 요원과 함께 북한의 전면 남침이나 국지 도발 시 한미 간 정보 공유와 최적의 대북 심리전 수단을 활용해 북한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북한 주민들의 동요를 막는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군 당국은 올해부터 대북 심리연합작전 협조회의를 정기적으로 열어 전시 한미 연합심리전 운용 계획을 구체화하는 작업을 하기로 했다. ‘한반도 전구(戰區) 심리전회의(KTPC)’라는 명칭의 이 회의에서 양국은 대북 심리전 관련 정보를 공유하는 한편으로 발전 방안을 협의할 계획이다.

한국군은 올해부터 전·평시 북한 전역에 라디오와 TV 전파를 동시에 송출할 수 있는 차세대 기동중계 장비 개발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현재 군이 운용 중인 대북 심리전용 기동중계 장비는 FM 전파를 이용한 라디오 방송만 가능하고, AM과 TV 전파는 송출할 수 없다. 또 대북 전단을 더 멀리 날려 보낼 수 있는 K-9 자주포용 신형 전단탄 개발도 올해부터 시작된다. 포탄 내부에 수천 장에서 수만 장의 전단을 채운 전단탄은 적진 상공에서 공중 폭발해 적진의 사기를 약화시키고 북한 주민에게 정확한 소식을 전달하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
#남북 고위급 회담#대북심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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