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CJ 이재현 회장-이미경 부회장 남매 출금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5월 23일 03시 00분


코멘트

검찰, 스위스 은행 비밀계좌 자금세탁에 관여한 정황 포착
자금관리 전현직 임원 3명 출금… 임직원 6, 7명 소환조사

검찰이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이미경 CJ E&M 총괄부회장 남매, 그리고 CJ그룹에서 비자금 관리 업무를 맡았던 전현직 임원 3명 등을 출국금지 조치한 것으로 알려졌다. 출금된 전현직 임원은 비자금을 관리한 것으로 알려진 현직 부사장급 성모 씨, 전직 고위 임원 신모 씨, 전 재무팀장 이모 씨 등이다.

검찰은 CJ그룹이 홍콩의 스위스계 은행 비밀계좌에 숨겨 둔 해외 비자금을 버진아일랜드 등 조세피난처와 홍콩의 특수목적법인에 투자하는 등 여러 단계의 자금세탁을 거쳐 국내로 들여온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검찰은 해외비자금 조성과 국내 반입 등 전 과정에 이 회장과 이 회장의 누나인 이 총괄부회장이 관여했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이 회장이 2008년 거액의 차명 재산이 드러나자 1700억 원가량의 세금을 납부한 것과 관련해서도 그 이전에 고의적으로 세금을 포탈했을 개연성이 높다고 보고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윤대진)는 22일 CJ그룹이 홍콩, 싱가포르, 스위스 소재 은행에 숨겨 둔 해외 비자금으로 버진아일랜드와 홍콩에 특수목적법인을 세운 뒤 국내에 재투자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다. CJ그룹은 국내에서 임직원 명의로 만든 차명계좌를 이용해 CJ그룹과 계열사 주식을 사고파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불린 뒤 이를 해외 은행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은행에 임직원 명의로 개설된 계좌에 든 비자금은 최소 200억 원 규모로, 이 중에는 스위스계 은행의 비밀계좌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부사장급 임원 성 씨 등 6, 7명을 22일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CJ그룹이 이렇게 조성한 해외 비자금으로 조세피난처에 특수목적법인을 세운 뒤 이 법인이 다시 한번 홍콩의 다른 특수목적법인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자금 추적을 피했다고 보고 있다. 이 회장의 비자금 관리 책임자였던 전직 고위 임원 신 씨가 운영한 것으로 알려진 홍콩의 이 특수목적법인은 CJ 측이 보유한 70억 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였고, 결국 이 과정을 통해 해외 비자금을 국내로 들여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전날 이 회장의 집무실이 있는 CJ경영연구소를 압수수색했다. 당초 검찰은 이 회장의 자택과 신체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시켰지만 법원에서 영장이 기각돼 실행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체 압수수색은 피혐의자가 지닌 휴대전화나 주머니 속 물품, 중요 문서를 압수하는 것으로, 검찰 수사가 이 회장을 정면으로 겨냥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창봉·장선희 기자 ceric@donga.com

[채널A 영상]단독/CJ 비자금 수사, 관리인 일지에서 결정적 단서
[채널A 영상]‘4번째 비자금 수사’ CJ그룹, 이번에도 칼날 피할까


#CJ#이재현#이미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