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영철 “美 의도 의심스럽다”
“金, 평양주재 외국대사들 불러 설명”
콜린 駐北 브라질대사 본보에 밝혀
한미 양국은 ‘북한이 도발하면 응징하겠다’는 의지와 미 첨단무기의 공개적 시위를 통한 대북 억지 능력을 충분히 보여 준 만큼 당분간은 한반도 위기를 진정시키는 ‘관리 모드’로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북한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인민군의 대표적 실세인 김영철 정찰총국장은 7일 평양주재 외국 대사들을 불러 공관 철수 계획 등에 대해 심층 브리핑하면서 “미국이 위험한 무기와 구축함으로 우리를 파괴하려 하고 있다. 우리는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대응할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고 호베르투 콜린 평양 주재 브라질 대사가 전했다. 콜린 대사는 7일 동아일보와의 단독 전화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고 “일부 대사가 최근 미국이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미니트맨Ⅲ 발사를 연기하는 등 대응수위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지만 김 총국장은 ‘의심스럽다(doubtful)’는 반응을 보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척 헤이글 미국 국방장관은 캘리포니아 반덴버그 공군기지에서 이번 주에 실시할 예정이던 ICBM 미니트맨Ⅲ 실험을 다음 달로 연기하기로 했다고 AP통신이 5일 보도했다. 미 고위 관리는 “한반도의 긴장 상황을 감안할 때 북한의 오판을 초래하거나 도발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조치들은 피하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미 군 당국은 정승조 합참의장과 마틴 뎀프시 미 합참의장이 미국 워싱턴에서 16일 개최할 예정이던 한미 군사위원회(MCM)를 연기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만전의 대비를 위한 조치”라고 말했지만 군 일각에서는 “이 역시 북한에 빌미를 주지 않으려는 의도 아니겠느냐”는 분석이 나왔다.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북한의 도발을 억제하기 위해 한국이 요청하면 미국은 가용한 모든 전력을 한반도에 투입할 것”이라며 “핵추진 항모와 핵잠수함 등도 언제든 한반도에 전개할 만반의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장수 대통령국가안보실장도 “북한이 10일을 전후해 미사일 도발과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김행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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