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사진)는 28일 “단일화보다는 새 정치의 가치를 앞세워 정면승부를 하겠다”고 말했다. 안 전 교수는 노원구 상계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한 뒤 “단일화를 앞세운다면 정치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요구를 담아내기 힘들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새 정치는 없었던 것, 전혀 새로운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정말 정치가 해야 할 기본적인 일을 하자는 것”이라며 “갈등과 대립을 하면서 결과물을 못 내놓거나, 민생을 도외시하고 다른 경쟁을 하는 게 아니라 민생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가 새 정치의 근본적인 개념이다. 새 정치의 핵심은 실천이다”라고 강조했다.
또 안 전 교수는 박근혜 정부의 고위직 인사들의 줄낙마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새 정부의 여섯 번째 낙마를 지켜보면서 걱정이 됐다. 소통 부재나 밀실 인사의 결과라고 지적한 언론과 생각을 같이한다”며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 ‘강부자’ 같은 표현들이 아직도 국민들 머릿속에서 잊혀지지 않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의 기대가 컸지만 ‘편 가르기식’ 여야 정치는 변한 것이 없다. 나라와 국민 앞에서 당리당략을 버리는 게 정치의 기본”이라며 기성 정치권을 비판한 뒤 여야가 경제·안보 분야에서는 초당적으로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이 ‘대선 공약 실천 여야 공동위원회’ 같은 협의체를 만들어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해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지난해 대선 때 후보직 사퇴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그는 “정치 역사상 20% 이상의 지지율을 가진 대선후보가 스스로 내려놓은 적이 없었다. 제가 심약했으면 끝까지 갔다. 내려놓는 게 얼마나 피눈물 나는 결단인데…”라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지키려 했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민주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안 전 교수에게 큰 신세를 졌다. 안 전 교수가 정말 잘됐으면 좋겠고 저도 도울 길이 있으면 돕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전 후보는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고(故) 장준하 선생 겨레장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한 뒤 “안 전 교수가 잘되는 게 야권 전체와 민주당에도 도움이 된다”고 부연 설명했다.
민주당 일각에선 안 전 교수에 대한 일방적 구애가 너무 심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노원병 무공천에 이어 안 전 교수의 최측근인 송호창 의원 지역구(경기 과천-의왕)의 지역위원장도 선출하지 않은 까닭이다. 송 의원은 지난해 4·11총선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됐지만 안 전 교수가 대선에 출마하자 탈당해 안 전 교수 캠프에 합류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마땅한 인물이 없어 비워놨을 뿐 정치적 의도는 없다”고 해명했다.
민주당 이동섭 지역위원장은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이 출마하면 야권후보 4명이 새누리당 허준영 후보와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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