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2013년 고금리예금 판매손실 1440억 달할 듯”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3월 15일 03시 00분


코멘트

감사원, 부실경영 실태 감사

산업은행이 지나치게 높은 금리를 지급하는 예금상품을 만들어 손실을 내고 영업이익을 부풀려 임직원들에게 과도한 성과급을 지급했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다.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기관장의 기준으로 ‘새 정부와 국정철학을 공유할 사람’을 언급한 데 이어 산은의 부실경영 사실까지 드러나면서 ‘MB노믹스’의 설계자인 강만수 산은금융그룹 회장도 상당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은은 2011년 9월 다이렉트예금(점포 방문 없이 계좌를 개설하고 거래하는 예금)을 내놓으면서 조달비용 중 예금보험공사에 내는 보험료와 지급준비금을 제외해 팔수록 손해가 나는 ‘역마진’ 상품을 만들었다. 감사원은 산은이 고금리 예금을 판매해 입는 손실이 올해만 144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이렉트예금은 지난달 말까지 9조 원 이상을 모은 강 회장의 대표상품이다.

또 감사원은 돈을 빌린 기업이 파산했는데도 산은이 이 같은 사실을 영업실적에 반영하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2011년 영업이익을 최대 2443억 원 부풀렸고 이를 통해 임직원 성과급을 최대 41억 원 더 지급했다고 지적했다. 산은 측은 감사원의 지적에 대해 “고금리상품으로 인한 손실은 민영화를 앞두고 소매금융을 강화하기 위해 감수하는 기회비용일 뿐 손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금융권에서는 감사 결과가 금융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사정으로 이어지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며 술렁이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박 대통령의 ‘공공기관장’ 발언 이후 사흘 만에 감사 결과가 발표된 것이 예사롭지 않다. 강 회장 등 전 정권에서 임명된 기관장들의 퇴진 논리를 정당화하기 위한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장원재·황형준 기자 peacechaos@donga.com
#감사원#산업은행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