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DTI 당분간 완화할 생각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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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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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제윤 금융위원장 후보자
“우리금융 민영화 서둘러야” 가계부채 해결사로 나서

2일 오후 11시 경기 과천시 별양동의 한 아파트. 이날 금융위원회 위원장으로 내정된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사진)이 검은색 관용차량에서 내렸다. 자가용이 없는 그는 줄곧 관용차량을 탄다.

그의 손에는 두툼한 낡은 가방이 들려 있었다. ‘국제금융통’인 그는 15년째 이 가방을 들고 100만 마일 넘게 세계를 누볐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2006∼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미 통화스와프 협상(2008년), 주요 20개국(G20) 재무차관회의(2010년), 녹색기후기금(GCF) 사무국 유치 협상(2012년) 등에서 활약했다.

이번에는 그가 금융당국 수장(首長)으로서 ‘가계부채 문제 해결사’로 나섰다. 1000조 원에 육박하는 가계부채 문제를 연착륙시키고, 서민 안전망을 확충시키는 임무를 부여받았다.

신 후보자는 국민행복기금 조성과 관련해 “어렵지 않다”며 자신감을 내보였다. 처음부터 18조 원으로 출범시키는 게 아니라 정부 보증 채권을 발행해 단계적으로 규모를 늘려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국민행복기금을 활용해 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의 채무를 일부 감면해주고, 연 20% 이상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바꿔 서민들의 금융 부담을 줄여주겠다고 했었다.

2일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 들어서고 있다. 들고 있는 검은색 가방은 신 후보자가 15년 동안 들고 다닌 것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2일 금융위원장으로 내정된 신제윤 기획재정부 차관이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서울 중구 명동 은행회관에 들어서고 있다. 들고 있는 검은색 가방은 신 후보자가 15년 동안 들고 다닌 것이다. 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그는 “가계부채 대책은 종합예술”이라며 “인내심이 필요해 단기간에 성과가 나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뿐만 아니라 세금 정책, 일자리 창출 등이 어우러져야 한다는 뜻이다. 다만 일부에서 새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담보가치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완화할 것이라는 것에 대해 “당분간 완화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금융시장의 건전성과 부동산 시장 활성화가 서로 얽혀 있으므로 새 경제팀과 상의하겠다고 설명했다.

10여 년째 민영화가 표류하는 우리금융에 대해 신 후보자는 “민영화가 지연되면서 조직이 정치화되고 있다”며 “관치(官治)가 없으면 정치(政治)가 되고, 정치가 없으면 호가호위하는 사람들의 내치(內治)가 된다”고 우려했다.

우리금융의 매각 방식과 관련해 ‘국민주 방식’의 민영화에 대해서는 “절대 반대”라고 못 박았다. 그는 “국민주 방식을 통하면 온 국민이 주식에 매달리고, 국민주 방식을 택했던 포스코나 한전의 외국인 지분이 높지 않으냐”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를 앞둔 그는 “(살림이 단출해) 20분이면 재산등록이 끝난다”고 밝혔다. 관보에 따르면 신 후보자의 부동산은 과천시 별양동 아파트 1채(5억9200만 원)가 전부다. 재정부에서 ‘가장 닮고 싶은 상사’로 여러차례 뽑힌 그는 “앞으로는 바뀌었다는 얘기를 많이 들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유영·한우신 기자 abc@donga.com
#LTV-DTI#우리금융#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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